국회입법조사처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정치적 영향력 부작용 우려”

국회입법조사처가 금융감독원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하려는 움직임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6일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내어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은 책임성과 투명성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 및 전문성 약화와 함께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은 2007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나 2009년 지정이 해제됐다.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후 채용 비리 등 조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개선책을 부과하며 ‘조건부 지정 유보’가 이어져 왔는데,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지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입법조사처는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외부 감시가 제도화되고 방만한 조직 운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제시하면서도, 부작용을 보다 상세히 짚었다.
먼저 감독의 독립성이 정책적 판단에 휘둘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예산·인사권을 두고 재정경제부(공공기관 지정 담당)의 영향력이 더해질 경우 정치·정책적 이해에 따라 감독 강도나 제재 수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고 있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중복 통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 달성을 위해 단기 성과 중심 운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비용 절감과 정원 관리 등 단기 성과 중심으로 기관 운영 기조가 잡힐 경우 장기적인 감독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것이다.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이달 열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달 중 공운위를 열고 결론을 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금융위, 금감원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감원에 대한 감독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금융위 입장은 다소 미묘한 국면에 놓여 있다. 금융위는 전통적으로 금감원에 재경부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 왔다. 실제 2021년 공공기관 지정 논의 당시 기획재정부에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특사경 권한 확대 등 이견으로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노골적인 금감원 편들기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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