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정치적 동물 ‘판다’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의 가장 인기 동물은 판다다. 1972년 중일수교를 기념해 중국 상징 동물인 판다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에 대한 공격 시 일본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후 양국 관계가 악화돼 27일 쌍둥이 판다 레이레이와 쌰오샤오가 중국으로 돌려보내지게 됐다.
지난 2008년에도 도쿄에서 있은 '티베트 탄압 규탄대회'에서 "중국은 티베트의 판다를 훔쳐 일본 어린이를 속이지 말라"라 쓴 피켓이 등장해 중국이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판다의 주요 서식지가 티베트족 거주지역인 데서 나온 구호다. 당시 일본의 '언론 집회의 자유'와 중국의 '애국적 민족주의' 사이의 간격을 판다가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일본이 판다를 돌려보내는 것과 반대로 한국은 판다를 다시 들여온다는 소식이다. 지난 7일 중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우호 관계의 증표로 판다 한 쌍을 보내줄 것을 제안했다. "푸바오라도 돌려달라"고 했다. 2020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 태어나 2024년 중국으로 돌려보내진 푸바오다.
판다 외교의 역사는 오래됐다. 냉전 시기 중국은 소련과 미국에 판다를 선물하며 체제 경쟁의 상징물로 교환했다. 지금은 양안 관계가 험악하지만 2008년 마잉주 총통 당시 중국이 대만과 관계 개선의지를 보이며 판다 '단단'과 '원원'을 보내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뜻의 '단원(團圓)'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중국으로 돌아가는 판다와 한국으로 들어오는 판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 관계에서의 판다는 동아시아 정치 외교의 부침을 보여주는 부표와도 같다. 동물단체의 주장대로 태어난 곳에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판다가 무슨 죄인가. 더이상 판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