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탁 한 번 안 들어준 사람”… 고향 충남 청양이 기억한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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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고향 1년 선배인 이진우 청양군보훈단체협의회장(74)은 고인을 이렇게 기억했다.
청양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을 위한 그 어떤 청탁도 들어주지 않아 이 전 총리가 벼슬만큼이나 고향에서 유명세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끝까지 붙들었던 원칙과 청렴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또렷한 가치로 남고 있다"며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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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옥살이, 민주화운동 상처로 빨리 떠난 것 아닌가” 눈시울

이 회장은 “차갑게만 보였던 그는 떠났지만, 끝까지 지키려 했던 청렴과 원칙만큼은 더욱 값진 유산으로 고향 사람들의 가슴에 자부심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별세하자 고향인 충남 청양에도 깊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청양읍내에서 만난 고인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이해찬이라는 사람은 집안에서부터 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고인의 부친은 면장 출신이었지만 재직 시절은 물론 퇴직 이후에도 청렴함으로 이름난 인물이었다. 면장을 지낸 뒤에는 아들과 함께 생가 인근에서 작은 전파사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매일 새벽이면 마을 골목을 쓸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전 총리의 초등학교 동창들은 “아버님은 면장까지 지낸 분이었지만 퇴직 후에도 호화는커녕 늘 부지런히 동네를 쓸고 가꾸며 존경받는 어른으로 사셨다”고 회고했다.

이해찬 전 총리의 고모뻘로 알려진 이계단 할머니, 일명 ‘4·19 할머니’는 지금도 청양 지역에서 회자되는 인물이다.
이 할머니는 4·19혁명 당시 아들을 잃었다. 아들이 차디찬 땅에 묻혀 있는데 “어미인 내가 어떻게 불을 떼고 따뜻하게 살 수 있느냐”며 한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비료포대를 뜯어 종이봉투를 만들어 팔았고, 그렇게 모은 돈을 다시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청양 사람들은 “그 집안은 대대로 대쪽 같은 기개를 지녔다”고 말했다. 지인들은 이러한 집안 분위기가 이해찬 전 총리의 삶과 정치관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그는 정치권에서 ‘차갑다’, ‘정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고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적인 부탁을 좀처럼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친구들이 몇 차례 부탁을 했다가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 단호하게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때문에 고향에서는 “총리까지 지냈지만 지역에 남긴 것이 없다”며 섭섭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인들은 “그것이 바로 이해찬다운 정치였다”고 말한다. 청탁을 거부한 태도, 지역을 앞세우지 않은 원칙, 사심을 철저히 배제한 공직관이 있었기에 그는 오랜 정치 인생 동안 큰 구설 없이 중심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 지인은 “정치적으로는 차가워 보였지만, 공직자로서의 기준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삶에는 민주화운동의 깊은 상처도 남아 있었다. 군부정권 시절 지명수배로 도피 생활을 했고, 체포 이후에는 고문과 옥살이를 겪었다. 지인들은 “젊은 시절 겪은 고문과 수감 생활의 후유증이 평생 몸을 따라다녔다”며 “그 고통이 쌓여 너무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것 아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청양의 한 고향 후배는 SNS에 올린 추모 글에서 “차부(옛 버스터미널) 골목에서 개구리를 쫓던 개구쟁이 소년은 결국 시대의 거목이 돼 대한민국 정치의 큰 줄기를 만들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청양 사람들은 “자신의 고향을 위한 그 어떤 청탁도 들어주지 않아 이 전 총리가 벼슬만큼이나 고향에서 유명세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끝까지 붙들었던 원칙과 청렴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또렷한 가치로 남고 있다”며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국 시·도지부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과는 별도로 이 전 총리의 고향인 청양군 문화체육센터에도 분향소를 마련하고, 군민들과 함께 그의 별세를 애도할 예정이다.
청양=글·사진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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