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보유세 인상, ‘똘똘한 한채’ 잡는 데 초점 맞춰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밤 엑스(X)를 통해 ‘부동산 보유세 강화’ 방향을 시사하면서, 향후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세제 강화 과정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부작용인 ‘똘똘한 한채’ 보유 현상을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부동산 보유세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로 구성된다. 그동안 보유세 강화는 고가·다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종부세를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져 왔다. 과세 범위가 넓은 재산세를 건들기는 정치적 부담이 커서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결국 종부세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 종부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폭등했고 조세저항도 거세게 일어난 바 있어서, 이번 정부가 당시의 정책 실패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종부세 강화 방식은 △종부세 기본세율 인상 △기본 공제액 하향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상향 △공정시장 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 상향 등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다주택자 종부세 최고세율이 6%까지 인상됐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95%까지 올렸다. 고가주택·다주택일수록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 구조를 강화한 셈이다. 이런 조처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완화됐는데, 이재명 정부는 이를 일부 원상 복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투자가치가 높은 핵심 지역의 한 채만 보유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채’ 현상을 잡는 방식의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다주택자 세부담이 많이 늘어난 반면 1주택자는 ‘실수요자’로 보고 보호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가 1주택 선호 현상이 확대된 바 있기 때문이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는 똘똘한 한채 현상을 부추겨 외려 집값 상승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며 “보유 주택 수 기준 과세에서 가액기준 과세로 전환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같은 ‘샛길’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가 1주택자가 오랫동안 보유·거주할 경우 종부세와 양도소득세를 대폭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똘똘한 한채 현상을 부추기는 장치로 비판받아왔다.
급격한 증세는 조세저항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다는 반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대응으로 시중에 돈이 막대하게 풀려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 데다, 종부세 기본세율 인상, 다주택자 중과체계 도입 등이 한꺼번에 적용되면서 세부담이 급격히 늘었던 탓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문재인 정부 때는 보유세 강화 방안을 모두 한꺼번에 쓰면서 세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정권이 바뀌며 퇴보를 낳았다”며 “장기적으로 세부담이 완만하게 올라가는 방식의 부동산 과세구조 전반에 대한 개편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한 번 정해진 증세 계획을 되돌릴 수 없도록 여야를 비롯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도 “완만하게 가더라도 확실하게 가야 한다”며 “정권에 따라 과세정책이 바뀌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룰 필요가 있고, 여야 합의를 통해 시행령이 아닌 법령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부세는 정권에 따라 크게 변동되며 부침을 겪어왔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정부가 거둔 종부세수는 2018년 1조9천억원에서 2022년 6조8천억원으로 약 3.6배 늘었으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대적 감세를 거쳐 2024년 4조5천억원까지 줄어든 바 있다.
한편 다주택자를 모두 규제 대상으로 취급하는 방식의 이 대통령의 언설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 전세 낀 아파트 매매가 안 되는 등 거래를 무척 어렵게 만들어놓고 대통령은 다주택자에게 5월 전에 집을 팔라고 엄포를 놓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시장 논리가 어느 정도 작동하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토끼몰이식으로 정책을 펴면 반발만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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