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에 부딪힌 보험업계, 외국인 고객에 ‘러브콜’

보험업계가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통역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원 확인 간편화에 나서는 등 관련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외국인 고객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보험사 전략은 그간 이주 노동자, 유학생, 여행자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 판매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입 상담 시 통역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원 확인 절차의 부담을 줄여주는 등 편의를 높여주는 전략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고객들을 위한 통·번역 서비스는 최근 인공지능(AI)의 도입과 함께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DB손해보험, 한화생명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들은 상담 등의 절차에 AI를 이용한 다국어 통역이나 문서 번역 시스템을 적용해 외국인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언어 장벽을 낮추고 있다. 외국어가 가능한 상담 인력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보험설계사도 늘고 있다. 보험사들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늘자 이들을 설계사로 양성해왔는데, 외국인 고객을 상대로 한 상품 설명이나 계약 관리에 강점이 있어 그 중요성이 최근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과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보험설계사가 약 1600명에 달했다.
비대면으로 보험에 가입하려는 외국인을 위해 신원 확인 절차를 간편화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외국인 고객을 위해 외국인등록증과 모바일 외국인등록증까지 본인 확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비대면으로 거래할 때는 인증이 어려워 추가 확인이 필요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오프라인 창구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고충을 해소해주겠다는 취지다.
외국인 고객 유치를 모색하는 보험사들의 움직임에는 저출생 등으로 내국인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보험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저출생 여파로 신규 수요도 제한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외국인 시장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생명보험, 장기손해보험, 자동차보험 중 1개 이상의 상품에 가입한 외국인은 2022년 기준으로 약 69만명이었으며 보험가입률은 내국인의 절반 수준인 41%가량이었다. 보험개발원은 20~30대 장기체류 외국인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외국인 대상 영업은 국내 보험 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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