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롯데렌탈-SK렌터카 ‘기업결합’ 불허… 롯데 "추가 제안 검토" 재신청 여지

원승일 2026. 1. 26. 12: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사모펀드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취득 금지 조치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렌터카 업계 1·2위
공정위 "렌터카 시장 양극화 구조 심화… 가격 인상 부작용 클 것"
롯데 "시장지배력 가능성 해소 방안 검토"
업계 "가격 경쟁 피할 수 있게 돼"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SK렌터카와 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가격 인상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판단해 결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했다. 세종=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렌터카 업계 1·2위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의 가격 인상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 결정에 롯데그룹과 어피니티 측은 "심사 결과의 취지를 존중한다"면서도 시장지배력 가능성 해소 방안을 검토한다고 해 기업결합의 추가 신청 여지를 남겼다.

렌터카 업계들은 국내 렌터카 시장의 양극화 우려가 해소돼 가격 경쟁은 피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의 렌탈업 취급 한도 완화를 전면 철회해 이들의 렌터카 시장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가 롯데렌탈의 주식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해당 결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어피니티가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카리나 트랜스포테이션 그룹은 롯데렌탈의 주식 63.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3월 18일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앞서 어피니티는 지난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했다.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심사 결과.[공정거래위원회]


이번 기업결합으로 국내 렌터카 시장의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SK렌터카 모두 어피니티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되는 구조란 게 공정위 설명이다.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 렌터카 업체 기준으로 사실상 2강 체제가 하나의 지배구조로 묶인게 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은 사모펀드 업체가 렌터카 시장력을 확대한 뒤 다시 고가로 매각할 경우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시장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말 기준 38.3%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점유율도 30% 후반대를 유지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원활한 자금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전국적 영업망·IT 인프라,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와의 연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소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사실상 유효한 경쟁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해 '압도적 대기업 1개사 대 다수의 영세한 중소기업들'로 단기 렌터카 시장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봤다"며 "가장 가깝게 경쟁해 온 대기업 상호 간 경쟁이 소멸돼 렌터카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정위는 단·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 보고,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취득 금지 조치를 부과함으로써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공정위 기업결합 불허 결정에 롯데그룹과 어피니티 측은 이날 "심사 결과의 취지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롯데그룹은 "향후 어피니티와 협의를 통해 공정위가 우려하는 시장 지배력 강화를 해소할 수 있는 추가 제안 가능성 여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어피티니가 롯데렌탈 인수를 포기하기보다 보완 방안을 마련, 기업결합에 대한 재신청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세, 중소 렌터카 업체들은 거대 기업 결합이 무산돼 시장 양극화로 인한 출혈 경쟁을 막았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국렌터카연합회 관계자는 "시장 지배력이 하나의 대기업에 집중되면 결국 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중고차 등 렌터카 시장 파이가 잠식될 거란 우려는 씻어냈다"고 말했다.반면, 이들 업계는 지난 2024년 말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속했던 렌터카 업종 관련 규제가 풀렸고, 여전사의 렌탈 취급 한도도 완화된 점을 들어 롯데렌탈 등 대형 렌터카사의 시장 장악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여전사가 자본력을 앞세워 대규모 렌탈 사업을 확장하는 반면, 중소 업체들은 여전사에 자금을 빌려 운영해야 해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렌탈 한도 완화, 부수업무 확대 논의 자체를 전면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 기자 wo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