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회의장에서 ‘땡처리’ 칫솔에 약초까지 판매

김정호 기자 2026. 1. 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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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JEJU, 물류창고 대개방 행사 유치
적절성 논란에 상업시설 임대도 ‘난항’

국제회의 유치와 마이스(MICE) 허브를 내건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가 대규모 의류 할인 행사인 이른바 '땡처리' 공간 대여에 나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ICC JEJU에 따르면 19일부터 2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1층 영주홀에서 '패션그룹본사 물류창고 대개방 세일 행사'(스포츠레저 및 쇼핑페스타)가 열렸다.

업체측은 행사에 앞서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했다. 개장일에 맞춰 컨벤션센터 정문과 제주관광공사면세점(JTO면세점) 진출입로 등에도 대형 창고 대개방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를 두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국제회의장을 땡처리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월상품 판매로 지역상권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는 논란도 일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명 브랜드의 의류가 정품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관세청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민원이 이어지자 제주도는 관세청과 국가지식재산처에 연락해 대응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다만 가품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실제 고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ICC JEJU는 이번 행사를 '스포츠레저 및 쇼핑페스타'라고 안내했지만 현장에서는 가위와 칫솔은 물론 미역과 감태, 말린 새우 등 의류와 관계없는 상품도 판매됐다.

당뇨와 혈압에 좋다는 문구가 적힌 각종 곡물까지 진열대에 올랐다. 뱃살이 빠지고 변비에 좋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약초를 판매하는 상인까지 등장했다.

ICC JEJU 관계자는 "내부 지침상 임대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업종에 대한 제한은 없다"며 "애초 의류 판매를 위한 쇼핑페스타 목적으로 임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 안팎에서는 경영난이 임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회의장이 아닌 상업시설까지 공실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1층에 위치한 휴게음식점의 경우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 문을 닫았다. ICC JEJU는 3차로 임대 공고를 냈지만 단 한 명도 응모하지 않았다.

수익 사업을 위해 ICC JEJU가 직영하는 3층 편의점 옆 공간도 임대 시설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이마저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공실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두고 민원도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적정설 논란이 있었다"며 "다만 ICC JEJU가 주식회사여서 경영과 관련한 판단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