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니애폴리스 철수’ 첫 언급…공화당도 수사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연방 이민 요원 총격에 의한 미국 시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한 단속 축소 또는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독립 수사 요구와 정책 재검토론이 잇따르는 등 이번 사건이 트럼프 집권 2기 중대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약 5분간 전화 인터뷰에서 총격을 가한 연방 요원의 행위가 정당했는지 묻는 말에 두 차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채 “우리는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총격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시위 현장에 탄창 두 개가 장전된 강력한 총을 들고 가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인 알렉스 프레티(37)가 무장 상태였음을 지적했다. 피해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강경파 참모들의 주장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으면서도, 사안의 폭발성을 의식해 요원을 전적으로 두둔하지는 않는 모호한 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엔가 우리가 떠날 것이다. 요원들은 훌륭한 성과를 냈다”며 미니애폴리스에 대규모로 배치된 이민 단속 요원들의 철수 가능성도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지 사기 수사와 관련된 다른 인력은 남을 수 있다”고 덧붙여, 이민 단속 중심의 작전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지 상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사설에서 “알렉스 프레티는 ‘국내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이번 사건은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 전술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수준의 정치·도덕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네소타주 관계자들로부터 쏟아지는 항의 전화를 직접 받고 있으며, 일부 참모진은 여론 악화를 우려해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추방을 계속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반면 ‘반이민 설계자’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은 피해자를 “암살자”로 지칭하며 미니애폴리스에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화당 내 반발도 거세다.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빌 캐시디 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부(DHS)의 신뢰가 걸린 문제”라며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합동 수사를 촉구했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수잔 콜린스(메인) 등 상원 중진 의원들도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구하며 행정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공화·켄터키)조차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장과 주지사가 요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생명을 잃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 차라리 다른 도시로 이동해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며 철수론에 힘을 실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 앤드루 가르바리노(공화·뉴욕) 의원은 이민세관단속국·국경순찰대·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들의 의회 청문회 출석을 공식 요구했다.
공화당 주지사들의 비판도 나왔다.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시엔엔(CNN)에 출연해 “연방 정부가 자기 주에 들어오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며 “지금 당장 감정이 격화되고 있어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도 “최악의 경우 고의적인 연방 정부의 위협이자 미국 시민에 대한 선동”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산 투쟁에 돌입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국토안보부 예산이 포함된 지출법안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르면 30일 자정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논의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사건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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