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집값 억제 ‘文 정책’ 그대로…자산가는 증여한다[부동산360]
양도세 중과 유예하자 증여 줄고 집값도 하락
“자산가, ‘우상향’ 믿음 하에 증여 당연하게 생각”
![울 용산구 및 송파구의 주거지역 일대 모습. [헤럴드경제D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ned/20260126101842948ddte.jpg)
[헤럴드경제=홍승희·서정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만료를 예고한 데 이어, 보유세 인상을 시사했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금을 무겁게 매길수록 시장에선 매물 출회 대신 자식에게 물려주는 증여가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유세와 양도세가 늘었던 문재인 정부에선 전국에서 ‘증여’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만건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선 이번에도 같은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2017년 8·2 대책을 통해 2주택자의 기본 양도세율을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 중과하겠다고 밝히고 2018년 이를 시행하기 시작하자 집합건물 증여는 2017년 28만5000건, 2018년 30만8000건을 기록하며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전 단계의 세금을 대폭 강화한 최강 규제 패키지 7·10 대책이 시행되기 시작한 2021년 전국 집합건물 증여 신청 건수는 38만5000건을 기록해 40만 건에 육박하게 된다.
세 부담이 늘어날수록 남에게 팔지 않고 자식에게 증여하는 것은, 시장이 준 학습효과다. 앞서 꾸준한 증세에도 집값이 오르자 ‘버티기’에 나선 이들이 점차 증가한 것이다.
실제 증여가 늘어날수록 공급(매물출회)는 줄면서 집값은 크게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017년 6.41%, 2018년 11.78%, 2019년 5.78%로 롤러코스터를 타다 2020년 20.48%를 기록하며 2006년(26.7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주택자를 옥죄자 매물이 잠기고, 매도자 우위 기조가 강화되며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이다.
오히려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작되자 증여가 줄고 집값도 내려갔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는 중과세 유예 조치를 발표했고 1년 단위로 유예시한을 연장했다. 전국 집합건물 증여 신청 건수는 2023년 21만5000건으로 급감하더니, 2024년 20만3000건, 2025년 19만8000건으로 줄었다. 집값도 누적 기준 마이너스성장률(-5.12%)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의 주거지역 일대 모습. [헤럴드경제DB]](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26/ned/20260126101843561wjhw.jpg)
사실상 다주택자를 향한 세제 강화 규제가 시장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실제 2023년 국토연구원(국토연)이 발간한 ‘부동산시장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 정책 대응 행태 분석 및 평가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1% 증가하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오히려 0.20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1월∼2022년 12월 수도권 71개 시군구 아파트 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국토연은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높이면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 안정을 위한 목적인지, 증세를 위한 목적인지 (시장이 느끼기에) 정책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며 “매물이 나와야 주택시장이 안정되는데 양도세 중과는 매물을 안 나오게 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증여세를 대하는 자산가들의 기조도 많이 바뀌었다. ‘언젠간 낼 세금’을 미리 낸다는 판단 하에 매도보단 증여를 택하는 게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까지 남아있는 다주택자들은 오히려 증여를 통해 명의 이전을 시도할 것”이라며 “매물을 보유하고 매도할 시 부대비용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오히려 거래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정부가 ‘시장이 규제를 버티는지 한번 보자’는 자세로 정책을 쓰면, 정작 중산층을 무너트릴 수 있단 점이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뜻을 밝힌 이후 하루만에 소셜미디어 엑스(X)에 4차례나 부동산 시장 관련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팔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앞서 주택담보대출 한도(시가 25억원 초과 2억원, 15억원 초과 4억원) 를 큰 폭으로 제한했는데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50주 연속 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가 모아놓은 자산 없이 월소득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이들에겐 타격을 입히고 있지만, 현금부자들에겐 오히려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2162만원으로, 지난달 처음 15억원을 넘긴 뒤 한달 만에 0.9%가 올랐다.
임대차 시장은 더 불안하다. 다음달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500호도 되지 않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세금이 늘면 임차인에게 전가되기 십상이다. 대출을 묶고 갭투자(세 끼고 매수)도 제한된 상태에서, 당장 전셋값이 오른다고 매매로 갈아탈 수도 없다. 이달 전세수급은 163.7로 2021년 10월(162.2) 이후 최고치다. 전세수급은 0~200까지로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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