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홈런은 무조건 친다” 김재환 건재 눈으로 확인했다… 어려웠던 그 결정, 모두 다 증명할까

김태우 기자 2026. 1. 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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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시작부터 쾌조의 몸 상태를 과시하며 구단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재환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KBO리그 최고의 좌타 거포로 이름을 날린 김재환(38·SSG)은 2025년 시즌 뒤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자신의 경력 모두를 바친 두산을 떠나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김재환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11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당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이면 조항이 있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두산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되, 그것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보류권 없이 풀어준다는 조건이었다. 두 번째 FA를 앞두고 보상 장벽에 가로 막히지 않게끔 선수 측이 손을 썼다. 중심 타자를 지켜야 했던 두산은 이 선수 친화적인 계약을 결국 받아들였다.

그리고 올해 이 조항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김재환의 거취가 주목을 끌었고, 결국 김재환은 고심 끝에 두산을 나와 SSG와 2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6억 원·연봉 총액 10억 원·인센티브 총액 6억 원)에 계약을 했다. 2년 22억 원이지만 보장 금액은 16억 원이었다. 이번에는 이전과 같은 이면 조항이 없었다. 사실 이 조건이라면 두산의 제시액과 별 차이가 없거나, 인센티브를 따지면 오히려 두산의 제안이 더 좋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적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재환도 자신의 경력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두산에 있었다면 그간 누렸던 우선권들을 상당수 유지하고, 익숙한 환경과 익숙한 동료들과 함께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김재환에게 더 중요한 것은 경력의 반등이었다. 이것이 SSG를 선택한 결정적인 배경이었다.

▲ 김재환은 경력의 반등을 위해 과감한 이적을 택했고, SSG는 그 반등 가능성에 베팅했다 ⓒSSG랜더스

잠실구장은 리그에서 가장 큰 규격을 자랑한다. 아무래도 장타력과 홈런 파워가 있는 김재환의 장점을 상쇄시키는 여건이었다. 젊었을 때는 압도적인 힘으로 구장 규격 따위는 무시할 수 있었지만,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더 발휘할 수 있는 환경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역을 ‘2년 더’로 끝낼 생각이 없었던 김재환은 랜더스필드의 환경에 베팅하기로 했다.

사실 김재환도 어려운 결정을 했지만, SSG도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재환이 자유의 몸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내부 회의를 소집했다. 의견이 다양했다. 김재환이 팀 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이미 팀이 거포 육성 기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38세의 선수를 영입하는 게 장기적인 기조에 맞느냐는 반론도 있었다. SSG도 신이 나서 달려든 건 아니었다.

결국 SSG는 “청라까지 가는 길도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는 김재환 영입으로 이어졌다. 잘되면 양쪽 모두에 좋은 계약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김재환의 경력은 물론 SSG의 장기 구상에도 흠집이 날 수 있다. 리스크가 있는 계약이다. 그래서 김재환의 현재 상태와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김재환의 몸 상태와 힘은 구단 관계자들이 호평을 모을 만큼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SG랜더스

김재환은 지난해 1군 103경기에서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8을 기록했다. 아마도 그가 1군 주전 선수로 발돋움한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김재환의 전성기가 이미 끝났다고 바라본다. 하지만 SSG 내부에서는 “인천에서 부상 없이 뛴다면 20홈런은 무조건 친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었다. 데이터 분석 등을 모두 끝낸 결론이다. 이숭용 감독, 김재현 단장 모두 이 명제에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지금 확인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미국에 나가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훈련을 한 김재환은 팀의 베로비치 1차 스프링캠프에 선발대로 합류해 쉴 틈이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트레이닝파트에서는 김재환의 몸 상태에 합격 판정을 내리고 있다. 워낙 성실하게 운동을 하는 선수고, 자기 루틴이 확실하다. 베테랑일수록 몸에 더 많은 신경을 써줘야 하는 법인데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준비도 잘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힘에는 의심의 눈초리가 없다. LG와 롯데에서 코치로 활약하며 상대 팀의 김재환을 꾸준히 봐온 임훈 타격코치는 “힘은 아직 건재하다. 타구 스피드가 다르다”고 단언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빠른 카운트, 공격적인 카운트에서 자기 역량을 과시한다면 홈런은 충분히 뒤따라올 것이라 보고 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을 한 만큼 후회 없이 뛰고 싶은 의지도 충만하다. “몸을 잘 만들었다. 지금 당장 경기에 뛰어도 된다”는 구단 관계자들의 호평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시작은 논란이 많았지만,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올 시즌 최종 성적이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는 김재환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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