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상한 트럼프發 불확실성… 단기 노이즈 가능성

연초 이후 미국 증시, 장중 변동성 높아져
2026년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코스피는 1월 21일 기준 연초 대비 18% 넘게 급등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을 제치고 전 세계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객 예탁금도 90조 원대를 넘는 등 유동성 여건 역시 풍부해 22일에는 상징적인 레벨인 5000포인트도 돌파했다. 또한 '이익 모멘텀의 견조함+낮은 밸류에이션 부담' 조합이 훼손되지 않는 한 증시 상승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상황에서 금융시장 참여자에게 불편함을 제공하는 요인이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4.2%를 상향 돌파하는 등 금리 상승 문제가 그것이다(그래프 참조).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의 할인율로 작용하는 시중금리 급등은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다. 연초 이후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지만 장중 변동성이 빈번하게 높아지는 것도 바로 금리 상승 부담에 기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미국 시중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본질적 원인은 단순한 수급이나 경제지표가 아니라 트럼프발(發) 정치적 불확실성에 있다.

더욱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연방 검찰의 수사 착수 소식도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연준 건물 리모델링 비용과 관련해 파월 의장이 위증했다는 것이 표면상 수사 배경이다. 연준 의장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수사 절차 진행은 이례적인데 허위 증거 확보 불투명, 법적 절차의 난해성 등을 고려할 때 정식 기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사실 이번 수사는 파월 의장 임기가 5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은 레임덕 상태(2028년 1월까지 연준 이사로 남을 수 있지만 관례상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향이 있음)라서 실제 기소 여부나 파월 해임 여부보다 연준의 독립성과 결부된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앞서 파월 의장이 밝혔듯이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인 압박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누가 지명되든 연준이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미국 국채 신뢰도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최근 시중금리의 상방 압력이 발생하는 것은 경제 호조를 반영한 측면도 있지만, 연준 리더십 공백과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비용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그럼에도 차기 연준 의장 불확실성과 파월 의장 수사 문제가 현재 상승 추세를 보이는 주식시장 방향성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다. 연준의 의사결정 구조는 특정 개인의 성향보다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워시가 매파적 성향을 가졌더라도 경기침체 시그널이 발생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데이터를 확인한다면 금리인하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또한 매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의장이 될 경우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장기금리를 안정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누가 의장이 되느냐가 단기적인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통화정책의 큰 물줄기를 거스르지는 못할 것이다.
트럼프발 불확실성, 차익실현 빌미 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딜레마도 간과할 수 없다. 주식시장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치적이다.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나 급격한 긴축 선회로 증시가 폭락하고 지지율이 약화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따라서 해싯을 백악관에 두어 성장을 챙기고, 워시를 연준에 두어 물가 안정을 꾀하는 '역할 분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결론적으로 최근 재확산되는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연초 이후 주가 강세에 대한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단기 노이즈만 일으키는 재료에 한정될 것이다. 반도체,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시즌 모멘텀도 유효한 상황에서 주가 방향성이 트럼프발 불확실성으로 쉽게 훼손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투자전략의 중심에 놓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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