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상속세가 0원이 되는 비법?…“교외 논·밭에 큰 빵집이 왜 생겼나 했더니” [수민이가 궁금해요]
국세청이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간다. 상속세 회피 또는 편법 증여 경로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서울 근교에 베이커리 카페를 차려 10년만 운영하면 수백억 원대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돼 대형 카페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는 말이 많았다.

조사 대상은 자산 규모·부동산 비중·매출액 등을 고려한 서울·경기도 소재 일부 대형 베이커리카페로, 가업상속공제를 악용했는지를 들여다본다. 전수조사는 아니다.
국세청은 일단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님에도 업종을 위장해 운영하는지를 조사한다.
베이커리카페로 사업자등록을 했지만, 실제로는 빵을 만드는 시설도 없고 음료 매출 비중이 높아 공제 대상이 아닌 커피전문점으로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사업장 자산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본다.
예를 들어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베이커리카페의 토지 안에 부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다면 이는 공제 대상인 가업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다.
국세청은 부동산 자산가액 대비 매출액이나 상시 고용인원, 매출·매입 내역, 실제 사업주 등을 조사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가령 오랜 기간 실내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던 70대 부모가 최근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했고, 개업 직전 40대 자녀가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면 부모가 실제 사업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세청은 법인 형태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지분율과 대표이사 실제 경영 여부 등을 살핀다.
피상속인·증여자가 법인을 10년 이상 실제 경영했다면 가업상속공제뿐 아니라 가업승계 증여세 공제·특례 적용이 가능한데, 이를 노린 편법 여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근로·사업 내역이 없는 80대 부모와 자녀 2명이 공동대표이사로 등기하고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한다고 했을 때, 고령의 부모가 법인을 실제로 경영하는지 확인한다.
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혜택을 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곳을 상속인에게 '가업'으로 승계하면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한다.
최근에는 공제대상인 제과점업에 속하는 베이커리카페가 절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서울 근교 300억원짜리 토지를 외동자식에게 상속하면 약 136억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그런데 이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해 10년간 운영하다가 상속하고, 자녀가 5년만 유지하면 가업상속공제 300억원이 적용돼 상속세가 ‘0원’이 된다.
애초 제도의 목적은 중소·중견기업의 노하우와 기술 승계 지원이다. 상속세를 줄일 목적으로 형식적으로 운영한다면 취지에 어긋날뿐더러 조세 정의에도 반한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제도 편법 활용을 지적하며 대비책을 질문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가업상속공제 신청 때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공제 요건 등을 더욱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적용 이후에도 업종이나 고용 유지 등 사후관리 이행 여부도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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