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재자원화율 0%…“클러스터 조성·원료 확보 지원 필요”

김기덕 2026. 1. 2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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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②
희토류 확보가 국가 산업 주도권 승부처
낮은 경제성·기술적 한계로 재자원화 한계
美·中과 같은 특화클러스터 조성도 전략
“원료 조달 경쟁력 위해 무관세로 낮춰야”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실장·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글로벌 관세 전쟁이 희토류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전쟁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자 도시광산 육성이 필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이 90% 이상 글로벌 주도권을 꽉 쥐고 있는 희토류는 전기차·반도체 ·방산·AI 등 미래 첨단산업에 쓰이는 핵심 전략자산으로 국가 간 산업 주도권을 가를 승부처로 평가받는다. 정부 차원에서 핵심광물에 대한 맞춤형 클러스터를 서둘러 설계하고, 재자원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희토류 금속.(사진 출처=스탠포드 머티리얼즈 코퍼레이션)
◇희소금속 재자원화 구조적 한계

우리나라에서 희토류를 비롯한 일부 희소금속의 재자원화 수준은 0%대에 머물러 있다.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과 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 핵심광물의 재자원화율(수집량 대비 재자원화된 양의 비율)이 80~90%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폐기물 재활용 체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낮은 회수율, 기술적 한계 등으로 재자원순환 유인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경제성이다. 국내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인구 대국인 중국·미국에 비해 현저히 적다.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보고서에 다르면 중국과 미국, 일본의 전자폐기물 연간 발생량(2024년 기준)은 각각 1200만톤(t), 720만t, 260만t에 달하지만 한국은 93만t으로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이 유해 폐기물 및 일반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 협약을 다른 국가에 비해 엄격하게 적용해 폐제품의 수입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재자원화 기업의 회수 유인을 낮추는 요인이다. 2010년대 이후 중국의 공격적인 증산으로 글로벌 광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희토류를 구성하는 원소인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등의 가격은 2010년대 대비 70%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러한 가격 환경은 사업 수익성을 악화시켜 신규 기업의 진입과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한계도 명확하다. 희토류의 재자원화하기 위해선 폐전자제품에서 회수할 때 수열 공장과 화열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아직 효율이 낮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희토류 재자원화 기술로는 많은 에너지와 물, 화학물질 투입이 불가치하고 상당량의 부산물이 만들어진다”며 “바이오 회수 기술도 아직 실험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희토류 생산기업에 인센티브 강화 필요

희토류 등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선 광물별 특성에 기반한 재자원화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생산거점과 가까운 지역에 재자원화 클러스터를 배치하거나 동일 광물을 중심으로 한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전략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은 희토류 재활용 공정을 생산기지 인근에 구축하고, 중국이 산둥성 량산 등지에 희토류 중심 클러스터를 조성해 있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 체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생활계 폐기물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를 통해 회수·선별·재활용되고, 사업장 폐기물은 ‘올바로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관리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은 순환자원 인정제도를 활용해 공정 부산물의 재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정·제련 기업들도 도시광산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폐기판(PCB) 등에서 금·은·팔라듐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고, 성광아이앤씨는 알루미늄 부산물을 재처리해 합금을 공급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 폐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원료로 양극재를 생산하며, 태형씨엔씨는 폐전선과 구리 스크랩 등을 재활용한다. 이처럼 도시광산이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희토류 잠재력이 높은 품목에 집중한 기업에도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해외기업과 손을 잡고 희토류 생산 기술에 나선 곳도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기업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폐영구자석을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로 리사이클링·정제해 희토류를 생산하는 상업 가동을 2027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재자원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하고 모니터링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것도 도시광산 수립의 핵심 전략이다.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차액 계약이나 가격 상·하한제 등 안정화 장치를 도입해 수익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안정적인 시장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또 산업별 광물 수요와 회수 가능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핵심광물을 전문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별도 관리·육성 체계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실장은 “재자원화 원료가 함유된 제품에 주요국 대비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원료 조달 비용 상승으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소형 폐가전 회수 체계를 강화하고, 현행 최대 8% 수준인 폐가전·폐인쇄회로기판(PCB) 관세율을 EU나 일본 수준인 0%로 낮춰 원료 조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의 시카고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전자폐기물 처리 허브.(사진=고려아연 제공)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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