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성경, 오래된 연인 관계 [인문산책]

2026. 1. 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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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성경의 중요한 개념들 역시 이란의 토양을 거쳤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위대한 문헌인 바빌로니아 탈무드 역시 이란의 세계에서 태어났다.

지금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나 뉴욕 그레이트넥에 사는 페르시아계 유대인들은 여전히 이란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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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편집자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1월 2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시위로 인해 불에 탄 모스크. 이란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요즘 이란 정권은 격앙돼 있다. 자국민을 학살하고, 미국을 향해 주먹을 쥐고, 이스라엘에게 독설을 던진다. 핵과 미사일, 제재와 시위가 화면 속 이란이다. 그런데 성경을 펼쳐보면 이란은 이스라엘에게 매우 의미있는 민족이었다.

성경에서 이란은 '페르시아'(바사)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가 나라를 잃었던 유대인들에게, 페르시아의 왕 키루스(고레스)는 귀향의 문을 열어주었다. 예루살렘 재건을 허락했고, 성경은 그를 메시아라 불렀다. 성경이 언급한 유일한 외국인 메시아다. 가장 취약한 순간, 이스라엘은 페르시아의 관용에 살아남았다.

성경의 중요한 개념들 역시 이란의 토양을 거쳤다. 천사와 악마, 최후의 심판, 부활과 내세.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종말론적 상상력은 조로아스터교가 지배하던 페르시아 세계와의 접촉 속에서 구체화되었다. 낙원을 뜻하는 '파라다이스'라는 말도 페르시아어에서 왔다. 유대교와 기독교 신앙에는 이란의 흔적이 깊게 새겨져 있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위대한 문헌인 바빌로니아 탈무드 역시 이란의 세계에서 태어났다. 유대교의 뿌리라 불리는 이 텍스트는 사산 왕조 페르시아 치하에서 정리되었다. 그 지역 유대인들은 이란의 시민으로 살며 신앙을 보존했고, 이란은 그들의 집이었다. 지금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나 뉴욕 그레이트넥에 사는 페르시아계 유대인들은 여전히 이란을 그리워한다.

이 관계는 현대에도 이어졌다. 1979년 이전,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은 중동에서 보기 드문 동맹이었다. 석유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했다. 이스라엘의 초대 총리는 키루스를 언급하며 이란과의 유대를 설명했다. 고대의 기억이 외교 언어로 소환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혁명은 이 오래된 관계를 단절시켰다. 이란의 국시는 반이스라엘이 되었고, '연인'은 '원수'가 되었다. 애증의 관계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천 년의 기억이 이데올로기 앞에서 입틀막을 당한 것 같아 씁쓸하다.

지금 이란 사회 내부에서는 이 적대에 피로감을 느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가의 분노와 시민의 감정은 엇갈린다. 과반수 이상의 이란인은 정부의 "이스라엘에 죽음을" 구호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고, 이 전쟁이 "정권의 전쟁이지 국민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Maleki, Iranians’ Attitudes Toward the 12-Day War, 2025).

성경의 시대에 이란-이스라엘은 갈등보다는 공존의 관계였다. 이란은 적이 아니라, 유대교와 기독교의 신앙을 살려낸 우물이었다. 이란을 이해하기 위해 미사일보다는 성경과 탈무드가 먼저 떠올렸으면. 조로아스터교의 이란과 유대교의 이스라엘, 그리고 기독교의 미국은 한때 서로를 구원했던 사이였다. 오래된 연인의 애증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시각물_기민석(기민석 목사 제공)

기민석 목사·한국침례신학대 구약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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