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값 최고 620만원… 가격경쟁서 밀려나는 소농들

이설화 2026. 1. 2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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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축시장 가보니
1년새 가격 100여만원 증가
사육 규모 확대 어려움 호소
“100마리 넘어야 현상 유지”
▲ 양구군 양구읍에서 소규모로 한우를 기르는 손건성(73) 씨가 23일 춘천 가축시장에서 낙찰된 소 가격을 보고 있다. 손 씨는 이날 2마리 구입을 계획했지만 입찰에 실패했다. 이설화 기자

한우를 기르는 소규모 농가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소먹이값에 송아지값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농은 사육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3일 오전 방문한 춘천 가축시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소를 사러 온 축주들로 붐볐다. 경매 시작 두 시간 전 일찍이 우시장을 찾은 가축주인 A씨(홍천)는 “요새 소 도매 가격이 좋다”며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암송아지 8마리를 살 계획”이라고 했다.

양구에서 소를 기르는 손건성(73) 씨도 큰 암소(번식우) 2마리를 사려고 우시장을 찾았다. 손 씨는 지난 2022년 축산업에 뛰어들었지만 건강 악화 등으로 70여마리를 모두 팔았다.

손 씨는 “70마리로는 수지타산이 안맞았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고 곡물값이 많이 올랐는데 소값은 뚝 떨어졌었다”고 했다.

손 씨와 함께 온 장대준(양구) 씨는 이날 양구지역 소규모 농가의 송아지를 대신 실어나르는 작업을 했다. 장 씨는 “기계를 하나 장만하려 해도 수천만원이라 소농은 구입이 쉽지 않다”며 “사룟값, 조사료값도 모두 뛰니 소농은 남는 게 없다. 100마리가 넘어야 겨우 현상 유지가 된다”고 했다.

춘천 신동에서 50여마리 소를 기르는 이종철(69) 씨는 이날 390만원에 수송아지 한 마리를 샀다. 그는 “소를 400만원에 사면 키우는 데 500만원이 든다”며 “시장에 팔 때 1000만원은 나와야 하는데 소 몇 마리 키워서는 남는 게 없다”고 했다. A씨와 손 씨는 이날 소를 한 마리도 사지 못했다. A씨는 “예상보다 마리당 30만원 이상 비쌌다”고 했다. 손 씨 역시 번식우 1마리 입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손 씨가 스마트 경매시스템에 기입한 가격은 770만원이지만, 낙찰은 806만원에 이뤄졌다.

송아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농들은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산지 수송아지(6~7개월)는 지난 2023년 1월 기준 303만원에서 상승해 지난해 8월(413만원) 이후 4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암송아지(6~7개월) 역시 2023년 1월 198만원에서 지난해 9월(310만원) 이후 300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춘천철원화천양구축산농협에 따르면, 이날 우시장에서 거래된 소 평균가격은 거세송아지 477만원, 수송아지 448만원, 암송아지 351만원, 큰 암소 527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고가는 수송아지 620만원, 암송아지 445만원, 큰 암소 806만원이었다.

가격 상승에 웃는 건 대규모 농가들이다. 소규모 가축사육 농가들은 대규모 농가가 송아지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봤다. 장 씨는 “806만원에 암소를 낙찰한 농가는 폐업하는 농가를 사들이는 농가로 안다”며 “축사도 두 개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수송아지 등 소 32마리를 구입한 농가를 두고 축협 관계자는 “원주 지역 도소매인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날 수송아지를 최고가에 판매한 농가 역시 250마리를 기르고 있는 철원지역 대농이다.

경매장에서 만난 한 소규모 사육 농민은 “250마리를 산 대농은 논도 큰 규모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유전자가 좋은 송아지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부러워 했다. 이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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