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가 낫다는데"...낙하 사고 5개월째 방치된 광주천 독서실

박소영 2026. 1. 2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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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폭우로 상부 목재 구조물 낙하 사고가 발생한 광주천 독서실이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철거되지 않은 가운데 진입로에 ‘2026년 1월 목재부분 철거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지난해 8월 400mm 폭우로 상부 목재 구조물 낙하 사고가 발생한 광주천 독서실이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철거되지 않으면서 광주천 산책로 이용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밀 안전진단에서 ‘철거 권고’를 받았지만 현장은 여전히 출입 통제된 채 방치돼 공공미술 작품이 사실상 흉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오후 1시께 찾은 광주 북구 임동 광주천 독서실은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철제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울타리 곳곳에는 출입 통제 문구가 부착돼 있었고, 낙하 사고로 인해 접근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는 ‘2026년 1월 목재 부분 철거 예정’이라는 안내가 적혀 있었지만 1월 하순에 접어든 시점에도 현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통제 구역 안쪽은 정리되지 않은 모습으로 장기간 방치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났다. 광주천 독서실 상부 목재 구조물은 사고 당시 상태 그대로였다. 떨어져 나간 부위의 단면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낙하한 목재 조각도 치워지지 않은 채 구조물 아래에 남아 있었다. 작품 바로 옆으로는 산책로와 운동기구 등 근린시설이 이어져 있어 산책을 하거나 기구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통제 구간을 따라 동선을 바꿔 우회 통행을 하고 있었다.

광주천을 따라 산책을 하던 김지선(45)씨는 “사고가 났다고 해서 막아둔 건 이해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너무 오랫동안 방치됐다. 1월 중에 철거된다고 안내해 놓고도 아무 변화가 없어 의아하다”며 “사람들이 매일 다니는 길인데 저렇게 흉물처럼 남아 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광주 북구 임동에 위치한 광주천 독서실이 지난해 8월 폭우로 상부 목재 구조물 낙하 사고가 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외국인 작가의 동의를 기다리느라 철거가 늦어진채 방치됐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주민 김모(38)씨도 “평소 퇴근 후 천변을 따라 걷거나 뛰는 등 운동을 하곤 하는데 지난 여름 폭우로 망가진 뒤 입구가 봉쇄돼 천변을 이용하기 불편해졌다”며 “눈도 많이 온다고하는데 이번 겨울에 무너지지 않고 버틸지도 의문이다. 이런 건 지자체에서 철거를 하든, 복원을 하든 빨리 처리해줬음 좋겠다”고 토로했다.

광주천 독서실은 광주시가 도시재생과 공공미술을 결합해 추진한 광주폴리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소설가와 영국 건축가가 한국 전통 정자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으며 지난 2013년 약 5억원을 들여 조성됐다.

낙하 사고는 광주 지역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던 지난해 8월13일 오전 9시께 시민 제보를 통해 확인됐다. 광주시는 현장을 확인한 뒤 즉시 출입을 통제했으며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해 같은 해 9월21일 ‘본 구조물을 철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후 철거 범위를 두고 논의를 이어왔고 광주폴리운영위원회에서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한 끝에 지난해 12월 전면 철거가 아닌 상부 목재 구조물만 제거하는 부분 철거로 정리됐다. 작품의 문화적 성격과 함께 작가 의견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검토됐다. 이 과정에서 건축·구조 분야 전문가들이 상부 목재 구조물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내려앉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치 이후 12년이 지난 목재 구조물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장기간 습기와 기후 영향을 받아온 점도 안전성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폴리 사업을 위탁 수행하는 광주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사고 직후 작가 측에 철거 동의와 관련한 메일을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오랜 기간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국내법상 안정상의 이유이기에 긴급 철거가 가능했지만 작가가 외국인인만큼 작가 동의 없이 철거할 경우 해당 국가법에 따라 저작권 침해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도 함께 검토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다림 끝에 작가로부터 부분철거에 동의한다는 메일을 받고 지난해 12월 운영위원회에서 상부 목재 구조물만 철거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그 결정 내용을 작가에게 공유하고 최종 동의 회신을 1월 중에 받았다. 그때부터 부분 철거를 전제로 한 해체 계획서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철거 작업은 2~3월께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철거 비용은 상부 구조물 부분 철거 기준으로 약 7천5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부 목재 구조물 제거 이후 하부 콘크리트 구조물의 활용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일한 형태로 복원할 경우 현재 기준으로 약 10억원가량이 소요돼 원형 복원보다는 다른 이용 방식 등을 작가와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폴리는 지금까지 총 35개 작품이 설치됐다. 이 가운데 기능 이상 등으로 3개 작품이 철거됐으며 나머지 작품들도 설치 이후 10년 이상이 지나 노후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광주폴리 관련 유지·관리 예산은 해마다 수억 원 규모로 편성돼 있으며, 올해 예산은 3억4천만 원이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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