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슈퍼앱에 결제·유통까지”…KB, 하나와 코인 양강구도 구축

신중섭 기자 2026. 1. 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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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준비금·보안 측면에서 장점
슈퍼앱 보유한 토스는 송금 강해
신한 ‘땡겨요’에 원화 코인 접목
우리는 삼성월렛 등과 협력 가능성
디지털자산법 세부 내용은 변수
연합뉴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으나 이후에는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양종희 KB금융 회장 주도로 지주에 디지털자산 사업을 담당하는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본부장을 지낸 조영서 부사장이 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전진 배치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KB와 토스·삼성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긴밀한 관계를 갖고 협력을 논의해온 것으로 안다”며 “발행부터 결제·유통까지 한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대로 은행 중심의 발행이 이뤄진다면 KB국민은행은 컨소시엄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금융 사업 및 규제 대응 경험을 토대로 발행, 준비금과 상환, 보안 등 필수 규제를 충족하는 데 있어 유리하기 때문이다.

토스는 지난해 누적 가입자 3000만 명을 돌파하며 ‘슈퍼앱’으로 거듭났다. 송금 서비스로 출발한 토스는 현재 결제·쇼핑·보험·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는 네이버·카카오와 함께 ‘네카토’로 불리며 PG 업계 톱3를 형성할 정도다.

자회사 토스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 가맹점은 지난해 하반기 20만 곳을 돌파해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업계 주요 사업자로 폭넓은 이용자층과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삼성 금융 계열의 통합 플랫폼 ‘모니모’ 개편을 발표하며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AI 등 신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여신금융협회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신세계그룹과 접점이 있다. KB국민은행도 스타벅스부터 SSG닷컴(쓱KB은행) 등 협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가상화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업계 톱티어 사업자들이 힘을 합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큰 신호를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카드 측은 “여러 파트너들과 협력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3사 협력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4대 금융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 측은 BNK·iM·JB금융지주와 SC제일은행·OK저축은행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올 초 신년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인공지능 전환(AX)과 디지털 전환(DX)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한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회장사를 신한은행이 넘겨받음으로써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배달 플랫폼인 ‘땡겨요’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접목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1분기 중 선보일 자체 티켓 예매 플랫폼인 ‘투더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한다는 방향을 세웠다. 기존에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놀유니버스(옛 야놀자)나 삼성월렛과의 협업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KB와 신한·하나금융을 중심으로 각각의 컨소시엄이 구성되고 우리금융과 NH농협이 이들 중 한 곳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도 대형 은행과의 협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누구와 손을 잡을지가 관심사다. 금융계 관계자는 “신한과 우리가 손잡고 KB를 견제하겠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앞으로 나올 디지털자산기본법이다. 현재로서는 은행이 지분 50%+1주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발행 자격을 부여하는 방향이 유력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화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면 컨소시엄이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세부 내용에 따라 컨소시엄 판도도 또 한번 뒤집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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