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30m ‘탄소제로 선박’ 시험 운항…승객 2100명 탑승 가능 ‘세계 최대’
배터리 용량은 전기차 400배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 추진 선박 ‘훌 096’이 시험 운항을 개시했다. 길이가 130m에 이르는 이 배는 올해 남미 내 국가를 잇는 정기 노선에 투입돼 탄소 배출 없는 운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주 선박 제조기업 인캣 태즈메이니아는 자사가 만든 세계 최대 전기 추진선 훌 096의 첫 시험 운항을 이달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소는 태즈메이니아 소재 더웬트강 선착장 주변이다. 인캣은 “승무원들이 선박 추진력과 기동성, 제어 시스템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훌 096은 승객 2100명과 차량 225대를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다. 기존에도 전기 추진 선박이 소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덩치가 아무리 커도 길이 수십m에 사람 300여명, 차량 100여대를 옮기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훌 096은 매머드급 덩치와 수송 능력을 지녔다는 얘기다.
훌 096에는 40㎿h(메가와트시)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전기 승용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400~500배 용량이다. 약 90분간 운항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25노트(시속 46㎞)다.
훌 096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우루과이 각 도시를 잇는 수상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남미 내 인접 국가다.
훌 096의 상업 운항은 올해 시작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훌 096이 여객 수송 현장에 정식 등장하는 순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선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으로 인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전기 추진 선박은 탄소를 뿜지 않기 위한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훌 096이 현장에서 호평을 받는다면 향후 전기모터를 장착한 선박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캣은 “훌 096은 대형 상업용 선박에서 전기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선업의 진화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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