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보틱스, 완제품·활용도는 ‘막강’…소재·부품 공급망은 ‘취약’

로봇 밀도는 세계 1위지만…원재료·핵심소재, 중·일 의존도 높아
부품 국산화율 40% 수준…‘공급망 수직 통합’ 일본에 경쟁력 밀려
한국은 로봇 활용도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로보틱스 산업 공급망은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국에 비해 핵심 소재와 부품 분야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현재 완제품 중심인 성장 체계를 소재·부품 분야로 확장하는 등 로봇산업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5일 발표한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이 로봇 활용도에서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로봇 밀도는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제조·서비스 전반의 자동화 수요를 바탕으로 협동·서비스 로봇 시장이 빠르게 확대된 영향이다.
그러나 주요국과 한국의 로보틱스 경쟁력 격차는 여전히 컸다. 한국은 출하 로봇 중 71.2%가 내수에서 쓰이는 데 반해 일본은 출하 로봇 가운데 70% 이상이 수출됐다.
한국 로봇 기업은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64%가 연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이지만,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제조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이를 공급망 구조에서 비롯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완제품 중심의 ‘수평적 확장’을 추구하다보니 원재료·소재·부품 분야 성장이 더뎠다는 지적이다.
가령 한국은 로봇 원재료인 희토류 금속과 화합물 6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핵심 소재인 영구자석과 철강은 85% 이상을 중국·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핵심 부품 국산화율도 40%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로봇 생산이 늘수록 소재·부품 수입도 함께 증가하는 ‘성장의 역설’이 발생한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원자재부터 완제 로봇에 이르기까지 ‘수직 통합형’ 공급망을 구축했다. 정밀 기계 기술 등을 활용해 소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주축이 된 것이다.
이들은 소재 단계에서 희토류 재자원화를 필수 공급 경로로 내재화해 공급망의 구조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로봇 소재·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희토류 화합물 등 원재료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상쇄한다.
보고서에선 한국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로봇산업 내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료·소재·부품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완제품 대기업(수요)과 소재·부품·장비 기업(공급) 간 공동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하고, 대체 소재 기술을 확보해 원료 공급망 불안정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국산화 과정의 위험을 분담하며 도시 광산 기반의 재자원화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봤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제조·활용 중심의 전략을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향후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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