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평범한 추모 집회가 아니다” 혹한 속 ‘뜨거운 저항’

이영경 기자 2026. 1. 2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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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맞서는 온기 2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격으로 숨진 현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니애폴리스 주민 1000명 거리로
뉴욕·워싱턴·LA 등 동시다발 시위
상원 ICE 예산안 처리 반대 기류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에 시민이 숨지는 사건이 17일 만에 또 발생하자 미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동시다발 벌어졌다. 지난 7일에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숨지는 것을 지켜봤던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은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주민 1000여명은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의 피격 사망에 항의하기 위해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에도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연방 ICE 요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골목에서 대형 쓰레기통을 끌어내 도로를 봉쇄하고 “ICE는 지금 당장 물러가라” “ICE를 감시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휘티어 공원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여한 시민은 “이것은 단순히 또 하나의 추모 집회가 아니다. 이것은 (추모에서 저항으로의) 빌어먹을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프레티가 사망한 니컬렛가와 프레티의 집 근처에 있는 페인터 공원에도 각각 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꽃을 헌화하거나 촛불을 밝히고 프레티를 위해 기도했다. 니컬렛가에 있는 상점 주인들은 시위대가 매장에 들어와 몸을 녹일 수 있게 했고 이들에게 따뜻한 물과 커피, 간식을 제공했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집 창가나 진입로에 촛불을 줄지어 세워놓기도 했다.

뉴욕에서도 시민 1000여명이 ICE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맨해튼에 사는 61세 전직 간호사 앨리 말라프론티는 “(트럼프 정부에) 이미 분노하고 있었는데 이보다 더 화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시위대는 “ICE는 테러를 중단하라” “ICE는 트럼프의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ICE 본부까지 행진했다.

수도 워싱턴에서는 약 500명이 “오늘 ICE가 한 남자를 살해했다” “ICE를 폐지하라”고 쓴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오클랜드 등에 수천명이 모여 항의 시위를 했다. LA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은 미네소타와 연대한다는 의미로 캘리포니아주 깃발과 미네소타주 깃발을 하나로 묶어서 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연방 상원 민주당에선 정부 예산안 패키지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패키지에 ICE 예산 100억달러(약 14조원)를 포함해 ICE 상위 기관인 국토안보부 예산 644억달러(약 94조원)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이 오는 30일까지 상원에서 처리되지 않는다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발생할 수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예산안 패키지에서 국토안보부 예산을 제외하지 않는다면 필리버스터를 통해 예산안의 본회의 부의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민주)도 상원이 ICE 예산 처리에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우리는 미국인을 폭정에서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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