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서열 2위도 숙청…시진핑 ‘찍어내기’에 군사위 와해

“주석책임제 유린” 이유로 장유샤·류전리 낙마…당 주도로 처분
군 수뇌부 6명 중 5명 숙청…시 주석 ‘통치 시스템 위기감’ 반영
중국군 내 서열 2위인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중앙군사위 위원인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돼 낙마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2년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후 임명한 중국군 수뇌부 인사 6명 중 5명이 숙청됐다. 군부 권력이 시 주석에게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5일 사설에서 “장유샤와 류전리는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신임을 심각하게 저버리고,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심각하게 유린·파괴했다”며 “군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에 영향을 주고 당의 통치 기반을 위협하는 정치·부패 문제를 조장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시 주석 체제에 도전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사위 주석책임제는 시 주석이 집권 1기인 2014년 전군정치공작회의를 통해 재확립한 원칙이다. 당이 군을 이끈다는 것이 중국군 운용 원칙의 근간인데, 시 주석은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통해 군을 통솔하고 국방 문제를 결정할 권한을 당에서 자기 자신으로 한층 집중시켰다. 시 주석은 2015년부터 본격적인 군 개혁과 반부패 숙청을 진행했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장 부주석과 류 위원의 조사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조사 주체를 거론하지 않고 “당 중앙의 연구를 거쳐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웨이둥 전 부주석 등 앞서 낙마한 인사들의 경우 군 내 기구인 중앙군사위 기율·감찰기구가 입건 조사를 진행했다. 두 사람의 처분과 관련해 당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장 부주석은 지난달 22일 열린 동부전구·중부전구 사령관 진급식에 참석했고 지난 12일 20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당의 장관급 간부 대상 4중전회 정신 학습 세미나엔 불참했다. 공식 행사 불참 나흘 만에 숙청 사실이 공표된 것이다.
1950년생인 장 부주석은 시 주석보다 세 살 많으며 산시성 동향 출신이다. 그의 부친 장중쉰은 국공내전 시기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과 함께 싸웠다. 장 부주석은 또 1979년 중·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실전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장 부주석과 류 위원의 숙청에는 부패 문제보다는 ‘권력 투쟁’이나 ‘통치 시스템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데니스 와일더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에 이번 낙마를 “시 주석이 권력을 잡기 시작한 초기 이후 중국 정치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와일더 교수는 그동안의 군 숙청으로 장 부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자 시 주석이 경계심을 가졌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최측근을 포함해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임 인사를 누구로 하느냐’는 문제가 남았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체 집계를 토대로 최근 2년간 50명 이상의 고위 군 장교와 방위산업체 임원이 조사받거나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마오쩌둥 집권기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의 이러한 숙청이 “부패하고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장성들을 숙청하려는 시진핑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중앙군사위원 중에선 장성민 부주석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2017년 군 기율위원회 서기로 발탁돼 군 내부 반부패 사정을 총괄해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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