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혁신당 DNA 사라져선 안 돼”…일단 민주당 상황 주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사진)는 25일 “우리의 초심을 잃지 않고, 비전과 가치를 잃지 않고, 단결하고 중심을 꽉 틀어쥐고 가면 어떤 일이든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합당을 전격 제안한 이후 혁신당은 민주당의 내홍 상황을 주시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세종시당 당원대회에 참석해 “여러분이 많이 관심이 있으실 것 같은데 최근 여러 가지 정국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가지 일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논의한 뒤에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인 조국, 혁신당의 비전과 가치, 정치적 DNA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며 “혁신당의 DNA가 보존돼야 함은 물론이고 확대돼야 한다는 원칙에 기초해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의 DNA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격론을 지켜보며 합당 조건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정 대표의 사과 요구와 초선 모임의 반대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혁신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민주당 내부의 합당 논의가 잘 진행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니 우리가 먼저 급하게 속도를 낼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조 대표의 DNA 얘기는 지분 요구가 아니라 혁신당의 정치개혁 정책 등이 합당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는지 논의하자는 취지”라며 “혁신당이 주장했던 가치와 비전이 합당으로 다 사라져 버린다면 왜 창당을 했는지 스스로 질문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162석의 집권여당 민주당과 12석의 원내 3당 혁신당의 합당은 사실상 흡수 형태로 진행돼 혁신당 핵심 정책들이 유실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조 대표가 합당 제안을 즉시 거절하지 않은 이유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율이 2~4%를 벗어나지 못하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당의 간판인 조 대표의 리더십이 치명타를 입고 당의 미래도 위태로워진다.
혁신당 한 의원은 “한국 정치에 진보적 제3당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명분론과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현실론이 부딪치는 것”이라며 “합당을 받아들이더라도 민주당에 흡수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 될 가능성이 높아 고민”이라고 했다.
혁신당은 26일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를 연달아 열어 내부 의견을 계속 수렴할 계획이다. 혁신당은 ‘한국 정치의 쇄빙선’을 자처하며 민주당보다 진보적 정책을 강조해온 만큼 당원 상당수가 합당을 반대할 수도 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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