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규제’ 막혀 경기도 마른김 공장 신설 막막
2018년 김 세척수 ‘폐수’ 재분류
공장 입지에 결정적 걸림돌 작용
정부부처 서로 책임 미루기 급급

마른김 가공공장 부재로 지난해 경기도 물김이 대량 폐기(1월21일자 1면 보도)됐지만 공장 신설은 여전히 입지 선정부터 막혀 있다. 경기도는 폐수 규제와 입지 제한, 적정 부지 부족까지 겹친 상황에서 사실상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 외에 해법이 없다며 한숨만 쉴 뿐이다.
안산 대부도에 위치한 영어법인 ‘청춘수산’. 현재 도내에 남은 유일한 마른김 가공시설이다. 한때 화성과 안산 일대에서 10곳 넘게 운영되던 마른김 공장들은 수익성 악화와 민원, 규제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 문을 닫았고 이곳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공장을 24시간 가동해도 노후 설비와 협소한 부지 탓에 도내 어민들이 거둬들인 물량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청춘수산을 아버지와 함께 운영 중인 김아셀 부장은 “해수부와 도에서 노후 장비 교체 지원금이 나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마른김 공장들이 밀집된 충남 서천 등 타지에 비하면 경기도에서 홀로 공장을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도내 마른김 가공공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10여년 전부터 이어졌지만 신규 공장 설립은 여전히 요원하다. 특히 지난 2018년 김 세척수에 대한 ‘폐수’ 재분류는 공장 입지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 해양수산과에 따르면 마른김 공장은 해수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특성상 바닷가 인근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행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하루 50t 이상 폐수를 배출하는 시설은 수도권계획관리지역 등 대부분의 도내 해안 지역에 입지할 수 없다. 사실상 도는 마른김 공장 신설이 막힌 상태다.
정부부처도 해결 방안을 찾기 보다는 서로 미루기만 할 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김 세척수는 가공 과정에서 오염된 폐수로 관리돼야 하며 적정 처리 후 방류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폐수에 따른 입지 제한은 국토부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토교통부 역시 마른김 공장만을 특정해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도지역별 폐수 기준은 업종 구분 없이 적용되는 규정으로 특정 산업만 완화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환경부는 기준을 바꿀 수 없고 국토부는 예외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맞물리며 도내 마른김 공장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도는 폐수 처리시설이 있는 해양 산업단지 입주를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도가 검토한 화성·안산·시흥·평택 등 해양 인근 산단은 대부분 분양이 완료됐거나 해수 취수시설이 없고 일부는 항만·군사 규제 등으로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도와 어민들은 환경부의 김 세척액 폐수 지정 재검토만을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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