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기도가 ‘프로축구 천국’인가

오창원 2026. 1. 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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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프로축구 천국이 되는 형국이다. 올 시즌 경기도 내 프로축구팀은 K리그1(1부 리그)에 안양과 부천 2개 팀이 있고, K리그2(2부 리그)에는 수원 삼성과 수원FC, 성남, 화성, 안산, 김포에 이어 신생팀 용인FC와 파주 프런티어FC 등 8개 팀으로 모두 10개 팀이 활동하게 됐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게 됐으니 가히 프로축구 천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K리그 전체 팀은 1부 리그 12팀과 2부 리그 17개 팀이 참가해 리그를 진행한다. 2부 리그는 올해 새로 용인과 파주, 김해 등 3개 팀이 참여함으로써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이에 따라 올 시즌은 2부 리그에서 많은 이슈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최대 4팀이 1부 리그에 승격할 수도 있어 승격경쟁이 오히려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맞붙는 '수원더비'가 2부 리그에서 처음으로 열리고, 고양시를 제외한 경기도 '빅5'인 수원, 용인, 화성, 성남 시민구단의 자존심 경쟁도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2부 리그에 도내팀이 절반에 가까워 경기도리그 같은 느낌도 들 법 하지만 1부 리그에서는 안양과 부천의 전력이 손꼽을 정도는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팀을 소도시에서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예산이 수십억 원에서 1백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등 결코 적지 않게 소요된다. 도내 팀들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스포츠는 투자다' 라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25년도 연봉 내역에 따르면 2부 리그의 수원 삼성이 95억6천800여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1부 리그의 수원FC(71억7천300여만 원)와 안양(70억9천300여만 원)이 엇비슷했다. 안양의 경우는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처음 승격함에 따라 기존 선수들의 연봉인상과 함께 보다 우수한 선수들을 영입하느라 직전 시즌보다 연봉지출액만 무려 50.4% 증가했다. 하지만 별다른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수원FC는 오히려 18.8%가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안양의 1부 리그 잔류와 수원FC의 2부 리그 강등으로 이어져 희비가 엇갈렸다. 물론 예산을 많이 사용한다고 성과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만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어야 상위에 자리할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높다.

관중 증가율은 경기력에 따라 좌우됐다. 수원 삼성은 2부 리그로 떨어진 2024시즌 6위를 차지하며 경기당 평균 1만362명을 기록했지만 리그 2위에 오른 지난 시즌 1만2천48명으로 2년 연속 최다 관중을 동원하며 1·2부 리그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수원 삼성은 2부 리그에서 활동하는 동안 각 구장 최다 관중 기록을 대부분 경신함으로써 명문 팀이 하위 리그로 강등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누렸다. 안양은 2부 리그서 평균 5천250명이었지만 지난해 1부 리그에서 7천592명의 관중이 입장해 무려 2천342명이 증가한 반면 수원FC는 2024시즌 5천597명에서 지난해 4천669명으로 평균 928명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연봉 지출액과 관중 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결국 많은 투자를 바탕으로 경기력이 좋아져 순위가 상위권에 포진해야 관중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축구단을 운영하는 지자체에서는 클럽하우스, 전용훈련장 등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명색이 프로선수인데 종합운동장 스탠드 하부 공간의 숙소와 훈련장 부족으로 떠돌이 훈련을 하고 있는 악순환은 끊어야 한다. 시민구단이 모기업의 이미지 쇄신이나 마케팅을 하기 위한 기업구단을 따라가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시민구단들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에 맞은 운영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구단으로 성장해야 한다.

어찌 됐든 올해는 용인과 파주의 2부 리그 참여로 새로운 분기점이 됐으면 한다. 용인의 등장은 도내 인근 대도시 간 경쟁으로 관중을 유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파주의 참여는 고양을 연고로 활동했던 팀의 해체 이후 10년 만에 탄생한 경기 북부 지역의 유일한 팀인 만큼 연고지 시민들은 물론 인근 지역 축구팬들까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으면 한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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