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검찰, 비트코인 압수물 분실

안세훈 기자 2026. 1. 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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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인지…관리 부실 비판
피싱 범죄 추정…"현재 수사 중"
광주지검 전경

검찰이 압수·보관 중이던 수백원대의 비트코인을 피싱 범죄로 탈취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범죄 수익을 지키고 국고로 귀속시켜야 할 검찰의 부실한 압수물 관리 체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지난해 12월 압수물 점검 과정에서 보관 중이던 상당량의 비트코인이 사라진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유출 시점은 지난해 6~7월 사이로 추정된다.

자체 조사 결과 검찰은 시스템 해킹보다는 피싱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비트코인은 USB 형태의 물리적 전자지갑에 보관 중이었으나, 관리자가 지갑을 연결한 채 온라인 피싱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자산 접근 권한인 '보안키'를 탈취당한 것으로 보인다.

분실된 비트코인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번 압수물이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 사건의 범죄 수익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광주경찰청은 2022년 부친과 함께 비트코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1천798개의 비트코인을 은닉한 A 씨를 검거했다. 당시 일일 거래량 제한 탓에 압수 이체 작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틈을 타 누군가가 1천476개를 먼저 빼돌렸고, 경찰은 겨우 320개를 압수하는 데 그쳤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검찰이 나머지 비트코인마저 날려버리면서 결과적으로 A 씨가 은닉했던 모든 비트코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은 태도다. 검찰은 현재 정확한 피해 금액과 구체적인 피싱 경로, 책임 소재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공용으로 관리되는 압수물인 만큼 보안키가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물을 관리하는 내부 직원이 의도적으로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수사기관이 범죄의 표적이 돼 수백억원의 국가 자산에 손실을 입혔는데도 반성과 사과 대신 정보 차단과 사건 축소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분실한 비트코인을 빠르게 회수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비트코인 가액이나 개수를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