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겨울’ 기록 같은 계절, 두 개의 문학적 응답

최명진 기자 2026. 1. 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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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들’·‘문학춘추’ 겨울호 나란히 출간
광장·기후·기억과 희망문학으로 사유

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두 계간지가 같은 계절, 각자의 방식으로 ‘지금’을 기록했다.

계간 문학들 겨울호(통권 82호)와 문학춘추 겨울호(통권 제132호)가 최근 나란히 출간되며, 위기의 현실과 문학의 응답을 동시에 펼쳐 보인다.

‘문학들’ 겨울호는 새로운 정부 출범과 전직 대통령의 탄핵·구속, 이어지는 수사와 재판이라는 격동의 현실을 배경으로 출발한다.

이름 붙이기 어려웠던 날들, 게시글과 뉴스, 광장과 기억이 교차하는 풍경 속에서 “1년 전의 광장을 해명하는 작업이 다음의 광장을 준비하는 일”이라는 문제의식을 세운다. 이번 호의 중심 담론은 ‘기후 위기와 극우 정치의 도래’라는 중첩된 위기다.

기획 코너 ‘좌표들’에서는 종교와 정치가 결합한 한국 극우의 논리를 주제로 김현준·정용택의 글을 실었다.

‘광주In문학’은 전남과 경북 농촌의 기후 재난 현장을 다룬다. 유기쁨과 정숙정의 기록은 기후 재난 앞에서 행정 구역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현실을 또렷이 드러낸다.

‘질문들’에서는 ‘86세대에게 묻는다. 이 시대에 다시 읽어야 할 작품이라면?’이라는 질문에 김형중·박형준·조경란이 응답한다. 여기에 편집위원 송승환·김중일·이다희가 11명 시인의 신작시를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눈 ‘언어들’ 코너를 더해, 시를 매개로 한 대화의 장을 연다.

광주·전남 최초의 종합문예지 ‘문학춘추’ 겨울호는 1992년 창간 이후 단 한 차례의 결호 없이 통권 130호를 넘겨온 시간의 무게를 바탕으로, 새해를 향한 메시지와 문학적 성찰을 담았다.

첫 특집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며’에는 김대현·김철교·박두순·임원식·전원범 등 지역 문학·문화예술계를 이끌어온 인사들의 육필 메시지가 실려, 각자의 언어로 희망과 다짐을 전한다.

두 번째 특집은 표인주 전 전남대학교박물관장의 글 ‘시인의 집념은 기억과 일상의 삶에서 비롯된다’이다. 윤선도의 삶과 신앙, 오복 사상을 중심에 두고 인간의 욕망과 윤리, 삶의 태도를 짚는다.

세 번째 특집에서는 이춘배 주간의 기획 평론 ‘문예로서의 수필’을 통해 수필을 체험의 기록을 넘어 주제를 의미화하는 창작 산문으로 규정하며, 문체·구성·어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김종·박준수·박형동·이태범의 시, 강경화·백학근·서연정·송선영·이희란의 시조, 최정심·최인혜의 동시, 김영관·박철한·황옥주의 수필, 고가람의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수록됐다.

백수인 교수의 평론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다성적 시점과 서사 구조, 윤리적 상상력의 측면에서 분석하며, 문학이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제130회 문학춘추 신인작품상 섹션에는 배은우·이광현(시), 박경득·정윤남(동시)의 당선 소식을 실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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