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울 행정통합 지방선거 쟁점 급부상…출마예정자들 여론전으로 번져

이동욱 기자 2026. 1. 25. 18: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남-부산 분수령 28일 시도지사 입장 발표
주민투표·특별법·울산과 통합 등 언급 예고
강력한 분권 요구 속 정부-지방 입장차 여전
지방선거 전 정치권·후보군 신경전도 확산
박완수(오른쪽)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2024년 6월 부산시청에서 회동하고 '미래 도약과 상생 발전을 위한 경남도-부산시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남도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28일 행정통합 입장을 발표한다. 양 시도지사가 주민투표 절차, 특별법 발의 계획, 울산과 통합 방향 등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정부 건의문으로 강력한 지방분권을 위해 입법·재정 등 권한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넉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가 통합의 적기라며 강력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대전-충남, 광주-전남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대구-경북도 통합 논의에 뛰어들었다. 경남-부산은 정부 속도전을 경계하면서 주민투표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잠잠하던 울산도 통합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항구적 재정·권한 이양이 없으면 형식적 통합에 그칠 것이라는 기류도 거세다. 통합 시기와 이양되는 재정·권한 규모를 두고 정부와 지방정부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경남도지사 출마예정자들 여론전도 이어지고 있다. 각자 의지와 별개로 행정통합은 6.3 지방선거 쟁점 의제가 된 분위기다.

정부-지방정부 미묘한 입장차

경남도와 부산시는 지난 22일 부산시청에서 '경남·부산 행정통합 실무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28일 공동 입장문·대정부 건의문 발표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통합이 필요하다는 최종 의견을 낸 지 보름 만이다. 공론화위는 울산시와 완전한 통합에 힘써달라고 제안했는데 최근 울산시도 시민 여론조사 이후 동참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남도는 미국 연방정부 수준의 입법·재정 권한을 요구하고 있어 양 시도지사 대정부 건의문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박 지사는 21일 경남경영자총협회 세미나에서 마카오, 홍콩, 두바이 특별구와 같은 권한과 재정권을 줘야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 경남도는 정부가 자치 권한을 확정하고 통합 지방정부 명칭과 청사 소재지 등을 정해야 주민투표로 도민에게 찬반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울산 타운홀미팅에서 경남-부산-울산 통합을 두고 "임기 안에 할 수 있으면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대대적 재정 지원, 권한을 대폭 지방으로 옮겨 실제 분권화하는 것, 산업 배치와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우선권을 주려고 한다"며 "영재학교와 특수목적고 설립 허가, 인공지능대학 정원 증가, 문화·정주여건 규제 해제, 세제·금융 지원, 전기요금 체계 등 지방이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해주겠다. 국회에서도 입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일단 시도지사를 뽑아놓으면 다음 선거까지는 잘 안 된다. 둘 중 누가 그만두려고 하겠나. 선거 때 통합해 뽑는 게 현실적"이라며 "재정만 넘기면 정부가 부담이 되고, 재정과 일을 통째로 넘겨야 정부 부담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명확한 결정 없이 여론전만

정부와 지방정부가 명확한 결정 없이 기싸움을 이어가면 혼란만 더할 가능성이 크다. 전현직 도지사를 포함한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은 장외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 지사는 21일 경남경총 세미나에서 "정부가 행정통합 자치단체에 몇 년 동안 몇 조 원을 지원한다는데 지원금보다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어구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민투표법에 따라 행정통합과 같은 국가정책은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 시행을 결정해야 한다. 이에 박 지사는 "행정통합이 전국에서 진행되는 만큼 정부가 일정한 절차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부산은 그간 상향식으로 행정통합 공론화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공론화위 구성부터 토론회 진행까지 행정이 개입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은 결론을 낼 주민투표를 정부가 주도하라며 하향식 절차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지난 22일 부산상공회의소 강연에서 "부울경이 행정통합을 미루면 다른 지역에 완전히 뒤처지는 것"이라며 "6월 통합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울산 타운홀미팅에서도 "대통령께서 재정과 권한을 함께 이양하겠다고 했으니 대통령을 믿고 부울경도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애초 김 위원장은 통합은 명칭과 청사 소재지 등을 합의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갈등만 커지기 때문에 둘 이상 자치단체가 자치권을 유지하면서 공동 광역행정기구를 갖추는 부울경연합을 구성해 메가시티를 실현하는 게 맞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조해진 전 국회의원은 박 지사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기회가 왔을 때 통합을 이뤄내고 부족한 것은 이후에 갖추면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전 의원은 지난 22일 경남도지사 출마회견에서 "지방자치도 도입된 지 30년이 됐는데 권한과 재정이 확충되며 아직 본질에는 못 미치지만 강화돼 왔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다 갖춰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진보당 도지사 후보로 나설 전희영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도의회, 시군과 의회, 시민사회 차원의 '경남부흥·균형발전 공론화위원회' 구성과 울산까지 포함하는 통합을 제안했다.

이처럼 통합 논란은 정부·행정을 넘어 정당·지방의회 단위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선거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경남도의원들은 지난 12일 경남-부산 행정통합은 정치적 합의가 아닌 주민투표로 결정돼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울러 중앙부처 권한이양, 특례, 인센티브도 주문했다. 박 지사 견해와 결이 같은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6일 행정통합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속도를 앞세운 정부와 김경수 위원장 제안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