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백 도입되나…기대감 커진 극장가
OTT행 유예 법안 국회서 계류
작년 국내 관객수 1억명 턱걸이
英·佛 등 제도 힘입어 시장 회복
“영화 산업·문화 보호 위해 필요”
코로나19 이후 국내 극장가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 산업을 회복시킬 대안으로 홀드백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홀드백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홀드백은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플랫폼에 공개될 때까지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해외에서도 한국 영화가 망해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며 “넷플릭스 등에 다 뺏겨 지금 국내 작품 제작이 아예 안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극장 개봉 영화를 OTT에서 1년 후에나 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예 그런 규정이 없다”며 “사람들이 극장에 갈 이유가 없다. 조금 있으면 OTT에 나오는데 왜 극장에 가겠냐”고 홀드백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홀드백을 법제화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지난해 9월 발의돼 여전히 계류 중이다. 극장 개봉 후 OTT·인터넷TV(IPTV)로 작품이 이동하기까지 최소 6개월을 기다리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20일 연극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산업 정책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순수 예술과 OTT, 이 두 가지를 해결 못하면 우리는 죽는다고 한다”며 “과거 스크린쿼터도 그렇고 여러 부문에서 쌓여왔던 예술 문화계의 공력이 있고 어떻게 풀어야 한다는 제안이 이미 축적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OTT로 인한 위기가 영화를 넘어 문화예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정부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가 무너지고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연간 2억 명을 웃돌던 국내 영화 관객 수는 코로나 이후 급감해 2025년에는 1억 608만 명으로 1억 명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해 연말 ‘주토피아 2(770만 명)’, ‘아바타: 불과 재(457만 명)’ 등 외화가 없었다면 연 관객 1억 명은 붕괴됐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영화 제작 편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 영화 감독들이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OTT행을 택하고 제작된 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OTT로 직행하는 일도 벌어진다. 나아가 자금력이 풍부한 글로벌 OTT 외에는 영화 제작 및 투자에 나설 곳이 없어지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 영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홀드백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영화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프랑스는 영화의 OTT 공개 시점을 극장 개봉 후 36개월로 정했다. 다만 자국에 진출한 OTT 플랫폼이 프랑스 영화에 투자할 경우 홀드백 기간을 15~17개월로 단축 적용한다. 이 외에도 영국은 7~25개월, 독일은 1년, 일본은 6개월 등 홀드백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영화가 개봉 직후 OTT에서 공개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홀드백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산업은 물론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라고 입을 모은다. 황재현 CJ CGV 전략지원 담당은 “홀드백을 통해 영화 투자 및 제작, 배급, 극장 상영, 부가 판권 사업 등 모든 플레이어들이 최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 산업의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홀드백을 법제화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극장 개봉 기간이 짧은 중저예산 영화의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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