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정치금융의 시대 시장과 샅바싸움

노영우 전문기자(rhoyw@mk.co.kr) 2026. 1. 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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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금융의 시대다.

과거 정부가 시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금기어들이 있었다.

시장 참여자뿐만 아니라 정부부처와 중앙은행 등 관계기관에 던지는 메시지도 강하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시장과 정치금융 간 샅바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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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우 매경아카데미센터장

정치금융의 시대다. 과거 정부가 시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금기어들이 있었다. 주가, 환율, 기준금리 등의 구체적인 수준이다. 정부가 이를 말하는 순간 시장에서는 이를 악용하려는 세력이 판을 친다. 정부는 뱉은 말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든지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시장의 흐름이 왜곡된다. 요즘 한국과 미국을 보면 이런 걱정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기준금리는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연 3.75%인 것을 감안하면 2.75%포인트를 더 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며 곳곳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사실상 '트럼프'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다보스포럼 연설에서는 "주식시장이 두 배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 주가를 띄우겠다는 얘기다.

한국도 비슷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정도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1470원 수준인 환율이 70원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이 환율에 대해서, 그것도 구체적 시기와 숫자를 언급한 것은 매우 예외적이다. 이 발언 직후 시장 환율은 실제로 10원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모두 집권 초기라 정권의 힘이 가장 셀 때다. 또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럴 때 대통령의 시장에 대한 발언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시장 참여자뿐만 아니라 정부부처와 중앙은행 등 관계기관에 던지는 메시지도 강하다. 시장은 묘한 특성이 있다. 정권의 힘이 셀 때는 바짝 엎드려 눈치를 본다. 정부는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되도록 정책을 집행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럼 대통령의 발언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기준금리는 내릴 것이고 한국 환율도 일단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정권의 장악력이 약화되면 시장은 돌변한다. 그때는 시장이 정치를 압도한다. 억눌렀던 금리와 환율은 튀어오르고 띄웠던 주식 거품은 꺼진다. 정치금융의 대가는 그때 혹독히 치른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시장과 정치금융 간 샅바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정치,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승리로 끝난다. 과거 금융의 역사가 여기에서 벗어난 적은 없다.

[노영우 매경아카데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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