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1000만 영화 감독의 질문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6. 1.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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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부터 여러 일을 겪었지만 지금처럼 '시계 제로'의 상황은 처음입니다."

"지금은 한국 영화가 관객들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 시대다."

"관객들이 늘 객석에서 우릴 바라보는 존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왜 극장에 안 오는지,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물어야 한다." 요컨대 OTT 시대 한국 영화 제작과 산업이 관성적으로 굴러가면 안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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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재 문화스포츠부 기자

"1980년대 중반부터 여러 일을 겪었지만 지금처럼 '시계 제로'의 상황은 처음입니다."

2023년 '12·12 군사반란' 사건을 다룬 '서울의 봄'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김성수 감독의 통화 너머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1993년 '비명도시'로 데뷔해 '태양은 없다' '비트' '아수라' 등 흥행작을 선보였던 그는 1990년대 UIP 직배 반대 투쟁과 2000년대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에도 참여했다. 과거 한국 영화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던 그에게 현재 관객들의 발길이 끊긴 한국 영화 산업의 현실을 타개할 해법을 물었다. 김성수 감독은 해법 대신 질문을 강조했다. "지금은 한국 영화가 관객들에게 질문을 해야 하는 시대다."

왜 그럴까. 극장 중심의 영화 소비 구조가 해체돼서다. 상영 시작과 함께 '암전' 상태에 놓이는 영화관은 작품 감상에 필요한 감각만 활성화시키는 '몰입'의 공간이다. 극장을 밀어내고 '관객의 시간'을 독차지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콘텐츠는 몰입을 강요하지 않는다. 시간·장소·시청 횟수 모두 자유다. 다른 일을 하면서 감상할 수도 있다. 극장이 가진 형식적 우위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2005년부터 이어온 '1억 관객' 기록은 깨질 위기에 놓였다. 극장형 몰입 경험이 외면받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관객들이 늘 객석에서 우릴 바라보는 존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왜 극장에 안 오는지,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적극적으로 물어야 한다." 요컨대 OTT 시대 한국 영화 제작과 산업이 관성적으로 굴러가면 안된다는 뜻이다.

모두가 한국 영화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구독형 영화관람권' '홀드백'(극장 외 플랫폼 공개 유예기간) '제작비 지원' 등 현실에 기반한 대책은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진다. K무비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한국 영화를 봐줘야 한다는 '당위론'의 힘도 세다. 그러나 콘텐츠 소비 행태가 전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가운데 영화가 되물어야 할 건 본질일지도 모른다. 극장이 왜 필요한지, 영화는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단순한 본질을 다시 꺼내든 김 감독의 질문을 곱씹어볼 때는 아닐까.

[최현재 문화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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