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토큰증권(STO)이 가져올 금융혁명

강현철 2026. 1.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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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논설실장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토큰증권(STO·Security Token Offering) 법제화가 논의 3년만에 국회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한국에도 토큰증권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국회는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토큰증권 제도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27년초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증권이 장외거래소를 통해 전자증권처럼 거래될 전망이다. 토큰증권은 그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 규제 유예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전자증권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지게 된다.

이번 입법은 단순히 새로운 투자상품의 등장을 넘어, 자본시장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시장의 인프라로 수용하고, 그간 증권화되지 못했던 다양한 자산을 증권화하며,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한 수익 분배와 인센티브 제공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포용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분산원장)를 기반으로 증권 정보를 기재·관리하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다.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및 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해 발행하는 디지털 자산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미리 정의된 계약 내용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디지털 계약인 스마트 컨트랙트 방식으로 발행·유통되므로 중개자 역할이 최소화되고 공시 업무의 자동화 등을 통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이점이 있다. 또 거래 장소 및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매우 작은 단위의 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토큰화를 통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유동성을 높일 수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번 법 개정으로 분산원장이 법적 효력을 갖는 ‘전자등록계좌부’로 공식 인정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토큰증권이 기존 전자증권과 동일한 수준의 법적 안정성과 권리 추정력을 갖춘 제도권 증권으로 편입됐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권리의 발생·변경·소멸 내역이 종전의 중앙집중형 전자등록계좌부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게 된 것이다.

또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제도의 도입도 주목할만 하다. 일정한 자기자본, 인력·전산설비, 이해상충 방지체계를 갖춘 발행인은 금융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자신이 발행하는 토큰증권에 대해 직접 분산원장을 활용한 전자등록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이는 토큰증권 발행을 위해 반드시 중앙 전자등록기관이나 제3의 계좌관리기관에 의존해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발행인 주도의 보다 유연한 증권 발행·관리 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함께 이번 개정은 총량관리 및 권리자 보호 원칙을 토큰증권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전자등록기관은 분산원장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증권 총량관리 기능을 유지하며, 필요 시 분산원장 기반 전자등록증권과 기존 전자등록증권 간의 상호 전환 절차도 마련됐다.


세종은 이번 법 개정으로 그동안 발행 단계에서만 ‘증권’으로 취급되던 투자계약증권을 중심으로 토큰증권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투자계약증권이 ▲권리 내용이 비정형적이고 ▲기초자산 또는 프로젝트의 성과와 수익이 밀접하게 연동되며 ▲수익 분배, 인센티브 제공, 조건부 권리 행사 등 복잡한 구조를 내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스마트 컨트랙트와 분산원장의 장점이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계약증권은 투자자가 공동 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의 노력에 의해 그 사업의 결과로 발생하는 수익을 얻는 계약상 권리다. 따라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프로젝트 금융, 실물자산(부동산·인프라·원자재 등) 기반 수익권, 콘텐츠·데이터·지식재산권과 연계된 사업모델 등이 투자계약증권 형태의 토큰증권으로 구조화되어 자본시장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금융투자업자의 참여를 통해 토큰증권 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간 투자계약증권은 원칙적으로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해야 했고, 이로 인해 정보 제공의 한계, 투자자 보호의 공백, 유통 제약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증권사가 중개 주체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설명·공시, 내부통제, 이해상충 관리 등 기존 자본시장과 동일한 규율 체계가 토큰증권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간 역할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큰증권 시장에서는 금융투자업자가 발행·유통·중개의 중심축을 담당하게 되겠지만, 이와 아울러 핀테크 기업의 기술 역량과 데이터 처리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의 활성화는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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