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한파’에도 비닐터널 트랙 위는 후끈…“운동하기 좋아요”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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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몰아쳐 전국이 냉동고로 변해버린 가운데, 비닐 구조물을 덧씌운 공공체육시설의 육상 트랙은 오히려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2시께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에 위치한 포천종합운동장에도 추위를 잊어버린 시민들이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몰려든 모습이었다.
지난 10일 강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시흥·안산 운동장의 비닐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된 사례가 나오면서 우려 또한 커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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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대비·세금 낭비 없는 자재 재사용 관건

한파가 몰아쳐 전국이 냉동고로 변해버린 가운데, 비닐 구조물을 덧씌운 공공체육시설의 육상 트랙은 오히려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2시께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에 위치한 포천종합운동장에도 추위를 잊어버린 시민들이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몰려든 모습이었다.
평소라면 하천변을 따라 달리는 기자도 이곳에서 5km를 뛰면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20∼30대 마라톤 동호회 회원 세 명은 나란히 달리며 서로를 북돋우고, 지팡이를 짚거나 손주 손을 잡은 어르신들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트랙을 돌았다. 하루 평균 300여명이 찾는 이곳에는 안산 등 경기남부는 물론이고, 충남 아산 등지에서 모여드는 달림이도 있다. 20대 달림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자신의 운동 현황을 기록하기도 한다.
신읍동 주민 신동수(45)씨는 아내, 일곱 살 아들과 함께 이곳을 두 번째로 찾았다. 신씨는 “주말마다 아이와 강변을 걷는데, 강풍과 추위를 피할 곳을 찾다 여기로 왔다”며 “첫날 3~4바퀴 걸어보니 괜찮아서 오늘 또 왔다”고 했다. 군내면 주민 이아무개(70)씨도 “바람 부는 날엔 밖에서 운동하기 힘든데, 안은 바람이 막혀 훨씬 낫다. 영하 10도라도 햇볕만 나면 금방 온기가 돈다”고 웃었다.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사는 윤지환(26)씨의 겨울 아침 루틴도 달라졌다. 20일 오전 10시께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윤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 차원에서 매일 아침 운동장 북문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윤씨는 “예전엔 눈이 오면 트랙이 통제돼 못 뛰는 날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변수가 거의 사라졌다”며 “몸이 식는 속도가 다르고 운동 효율도 올라갔다”고 했다.

이런 가림막 구조물(비닐 터널)은 최근 몇년 새 떠오른 달리기 열풍과 맞물려 경기도를 비롯해 여러 시·군으로 번지고 있다. 통상 400m 트랙 6개 레인에 구조물을 설치해 겨울에도 눈·비·바람 영향을 덜 받도록 했고, 1~4레인은 달리기, 5~6레인은 걷기 구역으로 나누는 방식이 많다. 대부분 지난해 12월부터 문을 열어 3월 초까지 운영한다. 파주·포천처럼 직장운동경기 육상부가 있는 곳은 선수 훈련에도 활용해 겨울 전지훈련 부담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이 중 포천시는 이용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덧댔다. 내부 환기장치를 설치해 습기·안개와 오염 공기 배출을 돕고, 이슬이나 물기가 맺힐 상황을 대비해 출입구와 휴게공간에 매트를 깔았다. 이에 서울과 의정부·양주·동두천 등 인근 지자체의 벤치마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비닐 터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안전과 운영 질서는 숙제로 남는다. 지난 10일 강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시흥·안산 운동장의 비닐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된 사례가 나오면서 우려 또한 커져서다. 포천 송우리의 40대 주민은 “(포천 운동장은 아직 사고가 안 났지만) 비닐을 고정한 끝단 여유가 좁아 보이는데, 강풍이 들어오면 안으로 뒤집힐 수 있다. 사전 점검과 대비책을 꼼꼼히 하면 좋겠다”고 했다.
철거 뒤 ‘재사용’도 관건이다. 겨울철이 지나고 나면, 사업비 수천만원을 들인 철골과 비닐 구조물을 철거해야 하는 만큼 재사용 방안을 찾아야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포천시 관계자는 “단순히 겨울 한철 쓰고 끝나는 시설이 아니라 철거 후에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한탄강 가든페스타 같은 관광지 행사에 재설치해 온실이나 화분·꽃 재배 등 관광 콘텐츠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글·사진 송상호 기자 ss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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