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혜훈 지명 철회…“국민 눈높이 미달”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국민 통합을 내세워 이 후보자를 초대 예산처 장관으로 발탁한 지 28일 만이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며 "안타깝게도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의혹이 결정적인 낙마 사유로 작용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후보자가 일부 소명한 부분도 있지만, 그 소명이 국민적인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이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지, 특정한 사안 한 가지에 의해 지명철회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자진사퇴가 아닌 지명철회 방식을 택한 배경에 대해선 "그때 그때 상황이 다른데, 이번 같은 경우는 대통령께서 보수 진영에 있는 분을 모셔왔다"며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취지에서 지명철회까지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다만 홍 수석은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지명 철회로 '통합 인사' 기조가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보좌진에 대한 갑질·폭언 정황을 비롯해 영종도 투기 의혹, 서울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 도덕성 논란이 잇따라 제기됐다.
청문회에서는 시부가 받은 훈장을 근거로 장남이 연세대에 '사회 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이른바 '할아버지 찬스' 의혹까지 불거지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며 "이렇게 극렬하게 저항에 부딪힐 줄 몰랐다. 앞으로의 인사에도 참고해야 될 것 같다"고 언급해 지명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