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수익률 못 이기는 증권사 리포트…“2013년 이후 투자가치 소멸”

김종용 기자 2026. 1. 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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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더 이상 유의미한 투자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사 리서치의 낙관적 편향과 변별력 약화, 기업정보 취득 경로 위축에 따른 정보력 약화 등이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 가치’를 통해 2000~2024년 국내 애널리스트가 발표한 상장기업 분석 보고서 약 70만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는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수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기간을 놓고 보면 투자의견 컨센서스가 높거나 예상 수익률 컨센서스가 높은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초과 수익률이 관찰됐다. 이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에 기업 가치의 미래 변화에 대한 정보가 일정 부분 반영돼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시계열로 구분해 보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2013년 이후부터는 초과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며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졌고, 일부 기간에는 오히려 음(-)의 초과 수익률이 나타나기도 했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종목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음에도 성과가 시장 평균을 하회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투자의견과 예상 수익률 컨센서스의 투자 가치가 2013년 이후 소멸됐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가장 큰 원인으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변별력 약화를 지목했다. 투자의견 컨센서스가 ‘매수’인 종목의 비중은 2012년 이전 38%에서 2013년 이후 69%로 급증했다. 반면 컨센서스 상위 포트폴리오와 하위 포트폴리오 간 투자의견 점수 차이는 같은 기간 1.12에서 0.75로 크게 줄었다. 매수 의견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종목 간 구분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투자의견의 낙관적 편향이 심화되면서 변별력이 약화됐고, 이는 투자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의 정보력 약화도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기업 관련 정보 취득과 생산 과정에서의 법적 위험이 커지면서 애널리스트와 기업 간 비공식적 소통이 위축됐고, 이로 인해 고유 정보 생산 능력이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고유 정보의 부재는 독자적인 평가, 특히 부정적 평가를 어렵게 만들고 실적 공시 등 공적 정보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며 “그 결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군집화되고 변별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보 취득 경로의 위축이 기업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유인을 강화하면서 낙관적 편향을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울러 주식시장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정보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돼 애널리스트 의견의 초과 수익 창출 여지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애널리스트는 매년 약 2만건의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는 핵심 정보 생산자”라면서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 가치가 사라졌다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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