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인해 동료들이 편해진다면…” 아내 생각에 울컥한 문성곤, 그 속에 숨은 의미

수원 KT가 서울 삼성과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78-71로 승리한 24일 잠실체육관. 선발로 나선 문성곤은 16분 14초 동안 7점 8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 KT의 역전승에 기여하며 중계방송사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했다.
소감을 묻자, 문성곤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는 한마디를 남긴 후 눈물을 쏟았다. 자신이 겪었던 마음고생이 아닌 아내 곽민정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앞서 흘린 눈물이었다. “아내 생각이 난다”라며 운을 뗀 문성곤은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다. 이렇게 힘들게 하려고 결혼한 건 아니었는데….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문성곤은 삼성을 상대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8리바운드를 따냈고, 이 가운데 4개가 공격 리바운드였다. 디플렉션을 2개 기록한 것은 물론, 외국선수와의 매치업부터 협력수비까지 폭넓은 수비 범위를 펼치며 문정현까지 자리를 비운 KT를 지켰다. 4쿼터 초반에는 추격의 3점슛도 터뜨렸다.
힘든 시간을 견뎌낸 끝에 찾아온 방송사 인터뷰였다. 1라운드 9경기 평균 20분 44초를 소화했던 문성곤은 2라운드(9경기 9분 46초), 3라운드(3경기 5분 57초)를 거치며 출전시간이 급감했다. 선발로 나선 것도 지난달 7일 창원 LG전 이후 처음이었다.
문성곤은 점프볼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독님께서 참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지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팀에 도움이 안 되는 선수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마음고생을 전했다.

하루 앞서 열린 창원 LG와 부산 KCC의 경기에서 베테랑 허일영이 활약한 것도 문성곤에겐 동기부여가 됐다. 허일영 역시 칼 타마요와 양홍석으로 인해 출전시간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1점 7리바운드로 건재를 과시하며 LG의 82-65 완승을 이끌었다.
“(허)일영이 형을 보며 무조건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나도 힘을 낼 수 있었고, 통화를 하며 조언도 해주셨다. ‘나도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무조건 잡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문성곤의 말이다.
물론 이제 한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문성곤은 삼성전의 활약을 묻고 다가올 경기를 준비했다. “당장 가스공사(26일 대구)와의 경기가 있다. 삼성전을 계기로 그 경기도 무조건 10~15분 동안 기회가 주어질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만약 시간이 주어진다면 항상 그랬듯 열심히 임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인형을 찾은 이유를 물었다. 문성곤은 이에 대해 “받아야 하지 않겠나. 인형이 있다는 건 수훈선수 인터뷰를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갖고 싶다. 자주 있는 기회도 아닌데…. KBL에 연락이라도 해봐야겠다”라며 웃었다.
KBL은 문성곤을 비롯해 선물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인형을 전달할 계획이다. KBL 관계자는 “매 경기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최근 인형을 못 받은 선수가 종종 있었다. 문성곤 선수를 포함해 모든 선수에게 보내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