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글로비스 키워야 하는 이유…순환출자 끊을 마지막 열쇠 [K주식, 이걸 사? 말아?]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2026. 1.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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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 본사 <현대차그룹>
최근 현대차그룹의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현대차를 완성차 제조사가 아니라 자율주행에 로봇기술까지 갖춘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의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변화인데요. 그런데 이 현대차그룹이 반드시 키워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정의선 회장의 승계구도를 완성하려면 ‘이곳’의 주주환원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요.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 중인 이곳은 어디인지 한번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현차, 10대 그룹 유일한 순환출자 구조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순환출자 구조에 대해 살펴보면,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지분 22.36%를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입니다. 그렇다면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누구일까요? 바로 지문 18.1%를 보유한 기아입니다. 그런데 이 기아의 최대주주는 또 현대차(35.17%)입니다. 즉, 현대차를 현대모비스가, 현대모비스를 기아가, 기아를 현대차가 지배하는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현대차, 기아, 현대제철,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도 존재합니다.

시가총액이 큰 현대차를 가장 많이 보유한 현대모비스가 실질적인 지주사로 보이지만 아직 현대차그룹은 명확하게 지주사가 없습니다. 이렇게 지주사 없이 각 회사가 맞물려 순환식으로 짜 있는 지배구조는 개인이 적은 지분을 갖고도 많은 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배권과 소유권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니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무력화시키기 쉬워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외부에서 오는 위기에 취약하고 계열사 한 곳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으로선 굉장한 부담일텐데, 그렇다면 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연결되는 구조를 끊으면 됩니다.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 회장 입장에선 부담이 굉장히 클텐데요. 다른 방법은 기아와 현대제철이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을 끊어내는 것입니다. 현재 기아와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18.1%, 6.07% 갖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이 방법이 그나마 덜 부담스러운 방법이겠죠.

현재 정 회장이 가진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0.33%뿐입니다. 그렇다면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현대글로비스입니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실질적인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려면 정 회장 입장에서 이 글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승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 글로비스를 키워야 하는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실탄 확보입니다. 정 회장이 기아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오려면 수조원의 현금이 필요한데,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오를수록 정 회장에게는 유리한 선택지가 많아집니다. 글로비스 주가가 높을 때 지분을 팔아 모비스 주식을 대량 매집하거나 정 회장이 가진 글로비스 주식과 기아가 가진 모비스 주식을 맞바꾸는 지분 스왑을 할 수 있습니다. 글로비스의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선 향후 지분 스왑 형태로 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대차그룹은 이미 2018년에 이 숙제를 끝내려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모듈·AS 사업 부문을 글로비스와 합병시키는 안을 내놓았었죠. 하지만 이 계획은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알짜 사업부를 떼내어 대주주 지분이 높은 글로비스에 붙여주는 과정에서 합병 비율이 총수 일가에만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특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주주 이익 침해를 이유로 반대 깃발을 들었습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편안을 스스로 철회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 추이[사진 출처=네이버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정공법으로 글로비스 키워야하는 상황
이제 현대차그룹은 편법이나 꼼수가 아닌 철저한 정공법으로 현대글로비스를 키워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 밸류업 바람이 불었던 2024년 글로비스도 중장기적 사업방향과 함께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배당성향을 최소 25% 이상, 주당 배당금도 전년 대비 최소 5% 상향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배당금이 커질수록 정의선 회장 입장에선 현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겠죠.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 이상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비스의 주당배당금(DPS)는 5680원, ROE는 18%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구조를 눈치챈 투자자들은 일찍부터 현대글로비스에 모여든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초 13만원 선이었던 글로비스의 주가는 계속 우상향해 올해 52주 신고가인 29만6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미 2배 이상 오른 셈입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업황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글로비스는 자동차운반선 사업에서 사선보다 용선을 더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선비용의 추세적인 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가운데 지난해 갱신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운반 계약이 2029년말까지 유지될 예정이기에 이익 레버리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구조[사진 출처=현대차그룹, iM증권]
아울러 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AI 로봇 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할 경우 이에 따른 지분 가치 수혜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11.25%를 갖고 있는데, 로봇 생산계획을 감안하면 시장에선 지분 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로봇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 지분 가치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로도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비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37만원으로 대폭 상향했습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그룹 승계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현대글로비스를 정석적으로 키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높은 사업 성장성과 배당 매력 등 다양한 포인트들이 있는 만큼 여러분들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스터디하시면서 현대글로비스에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고환율, 정치적 혼란 등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고 미국 증시로의 투자 이민자들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K증시 한편에서 묵묵히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희망과 꿈이 될 수 있도록 차세대 주도주를 발굴하고 좋은 우량주를 꼼꼼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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