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스펀지 블록으로 아이 머리 때린 어린이집 원장의 죄 [질문+]

조준행 변호사, 강서구 기자 2026. 1. 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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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터지는 아동학대.

그럴 때면 사람들은 육체적 학대만 생각하곤 한다.

A씨는 "스펀지 블록으로 아이의 머리를 때린 것은 맞지만 이는 어린이집 재롱잔치 준비를 위한 연습 도중에 질서유지를 위한 훈육 차원에서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가볍게 아이의 머리를 한 대 친 것에 불과하다"면서 "아이를 학대할 의도로 한 행위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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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일상에 필요한 法테크 | 아동학대
좀처럼 줄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
5년새 50% 늘어난 정서적 학대
훈육이라도 아이 상처 받으면…
아이 마음 다쳐도 학대 인정돼

잊을 만하면 터지는 아동학대. 그럴 때면 사람들은 육체적 학대만 생각하곤 한다. 한데, 그렇지 않다. 정서적 학대도 심각한 문제다. 국가데이처터(옛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7622건이었던 정서적 학대는 2024년 1만1446건으로 50.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육체적 학대 증가율 10.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렇다면 정서적으로 아이를 학대한 이들은 어떤 법적 처벌을 받을까.

아동을 육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을 찌른 가시는 빼내기만 하면 통증을 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슴을 찌른 가시는 한참 시간이 흘러도 그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부모나 다른 어른이 무심코 던진 '모진' 한마디나 그 밖의 '정서적인 공격'이 바로 가슴을 찌른 가시다. 이렇게 생긴 상처는 성년이 돼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다양한 공격으로부터 방치돼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출생해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아동복지법'을 제정한 이유다.

여기서 아동이란 18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는 아동에게 행해서는 안 되는 금지행위를 규정하고 있고, 제71조(벌칙)를 통해 금지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금지행위 중 '정서적 학대행위', 다시 말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있다.

A씨는 어린이집 원장이다. 그는 어린이집에서 재롱잔치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빨간색 천으로 싼 스펀지로 4세인 아이의 머리를 1회 때렸다. A씨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이유로 재판을 받았다.

A씨의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 먼저 '정서적 학대행위'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했다. "유형적인 힘의 행사를 동반하지 않은 정서적 학대행위나 유형적인 힘을 행사했지만 신체의 손상에는 이르지 않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다. 현실적으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그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원은 덧붙였다. "반드시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행위로 인해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시 사건을 보자. A씨는 "스펀지 블록으로 아이의 머리를 때린 것은 맞지만 이는 어린이집 재롱잔치 준비를 위한 연습 도중에 질서유지를 위한 훈육 차원에서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가볍게 아이의 머리를 한 대 친 것에 불과하다"면서 "아이를 학대할 의도로 한 행위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훈육 차원에서 스펀지로 머리를 때렸더라도 아이가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결국 A씨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아이들도 누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미워하는지 예민하게 느낀다. 그런데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존재로부터 언어로든 물리적으로든 공격을 받는다면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이 없다. 그 상처는 잠재의식 속에 깊이 저장돼 미래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적절히 치유받지 못한다면 말이다. 신체적 학대행위 못지않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행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iamg1000@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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