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더 마신 건 아니었다… 수입액 2조 6천억, 가격이 시장을 밀어올렸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1. 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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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수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원두 국제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 겹치며, 국내 커피 시장은 소비 확대 없이 비용만 커진 구조로 들어섰습니다.

마시는 커피가 늘어서 수입액이 커진 것이 아니라, 같은 양을 훨씬 높은 가격에 사들인 결과였습니다.

커피 수입액 증가를 소비 지표가 아니라 가격 지표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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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정체됐는데 비용만 폭증… 한국 커피 시장의 민낯


커피 수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 기록은 커피 소비가 늘어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양의 커피를 이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들여온 결과입니다.

원두 국제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이 겹치며, 국내 커피 시장은 소비 확대 없이 비용만 커진 구조로 들어섰습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 역시 함께 커졌습니다.

■ 수입량은 그대로인데, 금액만 치솟아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18억6천1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보다 35%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조 6,500억 원으로, 1년 새 8,000억 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커피 수입량은 21만 5,792톤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습니다.

마시는 커피가 늘어서 수입액이 커진 것이 아니라, 같은 양을 훨씬 높은 가격에 사들인 결과였습니다.
커피 수입액 증가를 소비 지표가 아니라 가격 지표로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환율 상승이 가격 인상을 더 키워

수입액 증가 폭이 달러 기준보다 원화 기준에서 더 크게 나타난 이유는 환율입니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2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국제 원두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수입 원가는 이중으로 불어났습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같은 해 15억 달러를 처음 넘긴 라면 수출액보다도 많았습니다.
해외에 파는 대표 식품보다, 국내에서 소비하기 위해 들여오는 커피에 더 많은 외화를 쓴 셈입니다.


■ 국제 원두 가격, 이미 과거 기준을 벗어나

가격 상승의 출발점은 국제 원두 시장입니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지난해 2월 뉴욕 선물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파운드당 4달러를 넘었습니다.
이후에도 3.5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며, 2달러에도 못 미쳤던 2023년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생산국에서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며 수확량이 줄었고, 공급 불안이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한국은행 기준으로 커피 수입 물가는 5년 전보다 원화 기준 약 3.5배까지 상승했습니다.

■ 기후 변수는 일시적 요인 아니

커피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은 단기 악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불안이 더 큽니다.

기후 변화는 커피 생산 구조 전반을 흔들고 있습니다. 주요 산지의 기상 불안정이 반복되면서, 생산량 회복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요가 줄지 않는 한, 원두 가격이 언제 안정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판단입니다.


■ 가격 인상 부담, 이미 소비자에게 전가

원가 상승 압박은 빠르게 판매 가격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커피빈과 네스프레소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고, 지난해에는 스타벅스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동서식품 등 주요 커피 업체 대부분이 이미 가격을 올렸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 결과, 커피 믹스 가격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보다 16.5% 상승했습니다.
원두와 캡슐, 믹스 제품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함께 올랐습니다.

소비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제품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진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커피 시장이 소비 확장 국면이 아니라 비용 압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시는 양은 큰 변화가 없지만, 지불해야 할 금액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의 핵심 과제도 얼마나 더 소비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현재의 가격 구조를 얼마나 오래 감당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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