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콘서트 티켓값 10년 새 2배… '특전 티켓'이 가격 끌어올렸다
슈퍼주니어·에이핑크 등도 가격 확 올라
공연 전후 아티스트 만남 '특전' 영향도
K팝 아이돌 콘서트 티켓값이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티켓값 급등에는 과거에는 없던 '사운드 체크(공연 전 리허설 관람)', '밋앤그릿(Meet&Greet·공연 후 아티스트 팬서비스 참여)' 같은 공연 관람 외 혜택을 결합한 이른바 ‘특전 티켓’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콘서트 앞자리 좌석이 고가 패키지로 묶여 판매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팬들의 경제 부담은 커지는 양상이다.

10년 전 평균 10만 원 안팎이던 아이돌 콘서트 티켓 최고가는 최근 인기 공연에서는 15만~25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2017년 서울에서 열린 K팝 대표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THE WINGS TOUR’의 최고가 티켓은 11만 원 수준이었지만,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한국 공연의 최고가는 26만4,000원까지 올랐다.

K팝 남성 그룹 슈퍼주니어 역시 2016년 월드투어 ‘SUPER SHOW 6’ 당시 전석을 11만 원에 판매했으나, 4월 예정된 ‘SUPER SHOW 10’에서는 무대와 가장 가까운 스탠딩석 가격을 19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K팝 여성 그룹 에이핑크 2016년 콘서트 ‘PINK PARTY’ 당시 스탠딩석은 9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2월 공연 ‘The Origin: APINK’의 VIP석은 18만7,000원에 달한다. 세 그룹 모두 10년 전에 비해 약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나 티켓 가격을 올린 것이다.
티켓값 상승에는 지난 10년 물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 중심에는 과거에 없던 특전 티켓 등장이 있다. 특전 티켓을 구매할 경우 아티스트 공연 전 리허설까지 관람할 수 있는 '사운드 체크'나, 공연 후 팬서비스 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밋앤그릿' 등이 가능하다. 아티스트와의 근접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고가 티켓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특전이 대부분 무대와 가장 가까운 좌석에만 묶여 판매되면서 이벤트 참여를 원하지 않는 팬조차 비싼 티켓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K팝 남성 그룹 엔하이픈은 지난해 10월 콘서트에서 스탠딩석 전 좌석에 사운드 체크 관람을 포함시키고 티켓값을 22만 원으로 책정해 팬들의 반발을 샀다. K팝 여성 그룹 르세라핌 역시 오는 31일 공연 예정인 콘서트에서 사운드 체크가 포함된 VIP석과 팬미팅이 가능한 밋앤그릿석 가격을 각각 19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선택형 특전’이 아닌 ‘강제 결합 상품’이라는 불만이 적지 않다. 누리꾼 A씨는 "(무대와 가까운) 좋은 자리에 가고 싶은데 좋은 자리들은 필수로 사운드 체크 이벤트가 포함되어 있다"며 "가수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으면 이전보다 비싼 돈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팬들의 반발로 특전 티켓이 철회된 사례도 있다. 5인조 보이 밴드 원위는 오는 2월 공연 예정인 콘서트 ‘O! NEW E!volution Ⅴ’의 앞좌석 일부를 VIP석으로 지정하고 18만7,000원에 해당 좌석을 판매한다고 밝혔으나,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해당 이벤트를 취소했다. VIP석을 예매할 경우 사운드 체크 참여가 가능하고 스페셜 기프트 등 팬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음에도 팬들의 원성이 커진 탓이다.

누리꾼 B씨는 "공연을 보고 싶은 거지, 하바회(하이터치회·아티스트와 손을 마주치며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강매당하고 싶은 게 아니다"라며 "이런 이벤트를 굳이 좌석에 옵션으로 포함한 것은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팬들의 불만이 커지자 원위 소속사 RBW는 지난 5일 VIP석을 일반 플로어석으로 전환했다. 티켓 가격도 18만9,000원에서 14만3,000원으로 낮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전 티켓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아티스트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누리꾼 C씨는 “사운드 체크 시간에 가수와 간단한 토크를 나눌 수 있고, (사전 사운드 체크에선) 정규 세트리스트에 없는 곡을 부르는 경우도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큰 비용이 들더라도 사운드 체크 좌석을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밋앤그릿석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누리꾼 D씨 역시 “팬사인회보다 더 좋은 자리에서 아티스트를 볼 수 있었다”며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특전 티켓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누리꾼 E씨는 “콘서트를 두 번만 가도 티켓값이 40만 원에 달하는데, 거진 월세에 가까운 금액이라 부담이 크다”며 “이벤트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티켓 가격 자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원 인턴 기자 jiwon12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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