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군의회 “북부권 담보 없는 행정통합 반대”

이상만 기자 2026. 1. 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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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신도시 발전 전제 없는 대구·경북 통합에 강경 입장
안동 등 북부권 확산…“졸속·흡수 통합 우려” 목소리
▲ 예천군의회 강영구 의장과 의원들이 24일 의회소회의실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에 충분한 공론화와 균형발전이 먼저다 며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히는 장면. 예천군의회 제공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정부의 재정지원 인센티브 방침 발표 이후 본격화되자, 예천군과 예천군의회가 "경북도청신도시와 경북 북부권 발전이 전제되지 않는 행정통합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동시를 비롯한 경북 북부권 시장·군수와 시·군의회 의장단도 주민 의견 수렴 없는 통합 추진에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행정통합은 지난 16일 국무총리의 광역지방정부 행정통합 관련 브리핑과 20일 대구시·경북도의 합의로 공식 추진 단계에 들어갔다.

정부는 통합을 전제로 재정 인센티브를 포함한 지원 방안을 제시했지만, 통합 청사 위치와 행정 권한 배분, 재정 지원 방식 등 핵심 쟁점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예천군은 2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경북 북부권 균형발전을 위한 경북도청 이전과 도청신도시 조성은 중앙정부와 경상북도의 대국민 약속"이라며 "그 약속 이행에 대한 명확한 담보 없이 추진되는 광역 행정통합은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예천군에 따르면 도청 이전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도청신도시는 여전히 1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인구도 당초 목표였던 10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시 기반 조성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도청 소재지로서의 기능과 위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예천군의회도 같은 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경북·대구 행정통합은 명확한 비전과 실효성 있는 대안 없이 추진과 무산을 반복해 왔다"며 "통합청사 위치와 행정권한 배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의회는 이 과정에서 예천군을 포함한 경북 북부권이 장기간 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돼 왔고, 이로 인해 행정 신뢰성이 훼손되고 지역사회에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또 "산업·교육·의료·생활 인프라 전반에서 이미 대구와 경북 간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통합이 이뤄질 경우 행정 기능과 재원이 대구로 집중돼 북부권의 상대적 소외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경북 북부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주민 공감대 없는 행정통합은 북부권 균형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성급한 추진 방식이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천군과 안동시는 과거에도 공동성명을 통해 "중앙 권한 이양이라는 명분만으로 추진되는 통합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북 북부권 6개 시·군 시·군의회 의장단도 최근 회의를 열고 행정통합을 '졸속·흡수 통합'이라고 규정하며 반발을 공식화했다. 의장단은 도민 의견 수렴 없는 통합 논의 중단을 요구하고, 도청신도시가 다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강영구 예천군의회 의장은 "졸속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도청신도시가 유령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장단 회의에는 안동시의회와 영주시의회 등 북부권 시·군의회 의장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결의안 채택과 공동 성명 발표 등 후속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천군과 예천군의회, 경북 북부권 시장·군수와 시·군의회는 공통적으로 △현 경상북도 청사의 통합특별시 행정 중심 명문화 △도청신도시와 북부권에 대한 재정지원 인센티브 우선 배분 △기초지자체의 실질적 자치권 보장 △공공기관 이전과 산업 인프라 확충을 통한 도청신도시 완성을 행정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경북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안"이라며 "북부권 균형발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통합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