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 첫 등장 ‘수소 심장 무인기’…우크라군이 띄운 절박한 이유는?
내연기관 대신 수소연료전지·전기모터 탑재
지난해 12월 실전 투입…정찰용으로 활용
작동 시 소음 적어 은밀한 공중 기동 가능
열도 적게 발산…미사일 포착 가능성 감소



러시아와 4년째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장착한 정찰 무인기(드론)를 전격 투입했다. 수소에서 뽑아낸 전기로 하늘을 나는 무인기가 전투 현장에 등장한 것은 세계 최초다.
장시간 공중에 떠 있어야 하는 정찰용 무인기는 대개 내연기관을 장착한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동력 체계를 도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소음’과 ‘열’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
우크라이나 무인기 제작업체 스카이에톤은 최근 공식 자료를 통해 자사 무인기 ‘레이버드’가 지난달부터 러시아와의 전투 현장에 실전 투입됐다고 밝혔다.
레이버드는 레이더와 센서 등으로 지상 병력 움직임과 위치를 살피는 정찰용 무인기다. 미사일이나 폭탄을 장착하지는 않는다. 주날개 길이는 4.5m이고, 순항 속도는 시속 110㎞다. 최고 비행 고도는 5500m다. 겉모습과 비행 성능은 일반적인 중소형 군용 무인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레이버드의 진짜 특징은 따로 있다. 바로 동력을 끌어내는 ‘심장’이다.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이를 통해 기수에 달린 프로펠러 1개를 돌린다.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이용한 무인기는 일부 국가에서 소수의 모델을 개발했지만, 모두 시제품이거나 민간용이었다. 거친 전투 현장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레이버드가 세계 최초다.
수소연료전지는 전기를 생산하는 초소형 발전소다. 작동 원리는 이렇다. 무인기 동체 내부에 실린 연료전지에는 전해질막이라는 이름의 ‘검문소’가 있다. 수소를 구성하는 물질 중 수소이온은 통과시키고, 전자는 차단한다. 그다음 일은 대기 중에서 흡수한 산소가 맡는다. 산소가 전자를 연료전지 내부에서 강하게 잡아당기면서 전기를 생성한다. 전기는 모터를 돌리는 힘이 된다.
날개 길이 4.5m짜리 레이버드 정도 덩치의 무인기를 띄우려면 내연기관에서 동력을 얻는 것이 현재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배터리에 의존하기는 어렵다. 초소형 무인기의 주된 동력원인 배터리를 끼운다면 3시간 이상 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카이에톤은 레이버드와 비슷한 외형·덩치를 지닌 같은 이름의 내연기관 무인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개조해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장착한 신모델을 만든 것이다. 스카이에톤은 “개발에 약 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비행 중 소음·열 발생 ‘뚝’
스카이에톤이 내연기관 무인기를 놔두고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쓰는 무인기를 추가 개발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소음이 적어서다. 수소연료전지가 전기를 만들 때는 조용한 화학 반응만 있을 뿐이다. 전기모터 역시 구동 소음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조합한 무인기 소음은 60㏈(데시벨) 수준이다.
내연기관은 완전히 다르다. 내연기관은 엔진 내부에서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폭발시켜 동력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털털거리는 엔진 소리를 피할 수 없다. 내연기관 무인기 소음은 약 100㏈이다. 이렇게 큰 소음은 무인기가 지상 병력에 발각될 위험을 키운다. 이 문제를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단 레이버드가 해결한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달고 무인기가 하늘을 날 때 생기는 이점은 또 있다. 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기모터 온도는 약 50도, 수소연료전지는 약 70도에 그친다. 반면 내연기관은 500도 이상이다. 내연기관 특유의 낮은 에너지 효율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버려진 에너지가 뜨거운 열로 바뀐다.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가 장착된 ‘저온 무인기’는 적외선 추적 미사일의 먹잇감이 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열을 덜 토해내기 때문에 미사일의 눈에 띌 가능성 자체를 떨어뜨린다. 격추되지 않고 기지로 살아 돌아와 우크라이나군에 유용한 정찰 정보를 내놓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레이버드는 비행 지속 시간이 12시간에 그치는 것이 문제다. 스카이에톤이 가진 비슷한 외형·덩치의 내연기관 무인기(28시간)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찰용 무인기는 오래 날수록 더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스카이에톤은 “기술 개선을 통해 비행시간을 20시간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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