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할아버지 이름 새긴 비석...신라의 한강 진출 비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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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대사에는 금석문이 많지 않다.
소백산맥을 넘어 신라의 삼한일통(三韓一統)의 대장정의 서막을 알리는 비인 셈이다.
신라가 점령지 주민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널리 알리는 내용도 확인된다.
오랜 세월 그곳에 살던 지역 주민들로서는 그 땅을 점령한 신라가 신라 최고의 장수들과 함께 야이차의 이름을 나란히 적은 걸 보며 안도감과 귀속감이 더욱 커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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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대사에는 금석문이 많지 않다. 중국은 널리 알려졌다시피 상형문자로 된 갑골문이나 명문이 들어 있는 청동기가 은나라 시대부터 사용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문자가 들어 있는 가장 오래된 비석은 기원 1세기의 것으로 알려진 점제현(평안도 용강군 룡강) 신사비이며, 그 이후 이어지는 시대인 삼국시대에 속하는 금석문도 그리 흔하지 않다.
고대에 금석문을 남기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신라 진흥왕이 북쪽과 서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북한산, 황초령과 마운령 그리고 창녕에 순수비를 세운 것이 6세기 중반이다. 안타깝게도 건립 시기를 가리키는 간지(干支)가 기록되었을 비의 상단이 깨어져 나가는 바람에 적성비의 정확한 연대를 특정할 수 없다. 그러나 비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등을 역사 기록과 비교하여 추정하면 건립 시기는 진흥왕의 여러 순수비보다는 몇 년 앞서는 545~550년 사이로 추정된다. 적성비(국보 205호)는 왕이 방문하여 세운 것이 아니어서 순수비는 아니지만, 신라의 영토 확장을 기념하고 점령지 주민에 대한 국가정책을 포고하는 척경비 또는 선무비로서 뒤에 나타나는 순수비 전통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소백산맥을 넘어 신라의 삼한일통(三韓一統)의 대장정의 서막을 알리는 비인 셈이다.
적성비가 말하는 것
폭이 1m가 넘고 두꺼운 곳은 두께가 20여 ㎝ 정도 되는 부정형 자연석의 평평한 표면에 예서풍의 해서로 2, 3㎝ 크기 450여 자로 구성된 적성비문은 오늘날 신라 사회를 이해하는 중대한 자료이다.
무엇보다도 '왜 이곳에, 그렇게 공을 들여서 돌에 글을 새겼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오늘날에는 하루에도 셀 수 없는 디지털 정보가 오가며 소식을 전하지만, 고대에는 널리 오래 보아야 하는 것들만 돌이나 쇠에 새겨두었다. 당연히 적성비에도 많은 사람이 오랜 세월을 두고 보아야 할 내용이 담긴 것이다.
신라 장수들의 무공을 치하하는 내용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이 바로 신라 땅이라는 선언과 그 땅을 영원히 지키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신라가 점령지 주민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널리 알리는 내용도 확인된다. 이 지역 주민으로서 이 성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전사한 야이차(阿尒兮)라는 인물에게 벼슬을 내리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주민들을 선무하여 신라민화하려는 깊은 의도가 숨어 있다. 오랜 세월 그곳에 살던 지역 주민들로서는 그 땅을 점령한 신라가 신라 최고의 장수들과 함께 야이차의 이름을 나란히 적은 걸 보며 안도감과 귀속감이 더욱 커졌을 것이다.
우산국의 이사부와 김유신의 김무력
비문에 나오는 장수들 이름 중에서 우리의 귀에 익은 인물도 있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이사부일 것이다. 이사부는 내물왕의 4세 손으로서 왕족인데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초를 쌓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대가야를 굴복시켜 가야시대를 끝나게 하였고 우산국을 굴복시켜 오늘날 울릉도와 독도를 한국사에 편입시켰다. 그리고 신라 국사(國史) 편찬을 주도하는 등 문무를 겸한 당대 최고의 인재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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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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