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일을 대신하는 시대, 우리의 자아실현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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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급한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AI(인공지능)가 사람들이 하는 일을 대체한다는 건 결국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필연적 사실 말이다.
나아가 대부분의 일자리를 AI가 대체하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건 그저 소비밖에 없다는 것 역시.
확실한 건 빅테크의 말처럼 사람이 일 할 필요가 없는(일할 수가 없는) AI 시대에는 사람에게 일을 안(못) 해도 돈(임금 또는 생계 수단·방식)을 제공해 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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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과 이야기]
[미디어오늘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급한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AI(인공지능)가 사람들이 하는 일을 대체한다는 건 결국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필연적 사실 말이다. 나아가 대부분의 일자리를 AI가 대체하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건 그저 소비밖에 없다는 것 역시. 그렇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생계(소비)를 위한 돈은 누가 줄 것인가? 정부가 줄 것인가? 기업이 줄 것인가?
그뿐만이 아니다. 일하지 않고 소비만 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개념은 어디 평범한가? 얼핏 들으면 초고소득 계층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그렇다면 AI 세상에선 모두가 다 초고소득 계층처럼 정말 살게 되는 걸까?
그렇게 순진한 결론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미국의 진보적 정치인 버니 샌더스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의 문제 제기를 최근에 했다. 아쉽게도 일자리가 없어지는 통상적인 문제 제기 수준인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의 제안처럼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이 서둘러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에는 100% 공감한다.
원래 기술적 발전은 그 자체로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그 기술을 누가 독점하고 어떠한 수단으로 누구를 위해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진보적일 수도 있고 보수적일 수도 있다. 아니 꼭 이걸 진보 보수라는 개념으로 나눌 필요도 없다. 많은 이들이 불만 없이 누리고 있는 현재의 삶의 방식은 최대한 덜 훼손하면서도 동시에 추가적인 이익을 누리게 하는 것이 우리가 기술발전을 통해서 기대하는 보편타당성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재명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주장하던 '기본소득' 개념이 문득 떠올랐다. 이 개념은 보수진영에서 수많은 공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공격의 핵심에는 '일하지 않고 받는 돈'이라는 이유가 존재한다.
기본 소득만이 아니다. 현재 시행 중에 있는 '실업급여'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그리 곱지 않다. 누구는 열심히 일하면서 한 푼 두 푼 겨우 버는데 누구는 배 두들기고 놀면서 공짜로 세금을 받아간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엔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가 없을 거라고 한다. 인간은 생산이 아닌 소비의 주체로서 존재의 의미를 훨씬 더 많이 갖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건 단순히 기술발전에 따른 이익을 누리는 게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사회 및 경제적 의미를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하지 않는 인간은 필요가 없는 게 아니라, 소비하지 않는 인간은 필요가 없게 되는 전복적인 상황에 대해 그냥 빅테크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나 보고 있으면 될까?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인간의 실존적 문제도 결코 쉽지 않다. 흔히 인간의 '자아 실현'이라고 하는 것이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게 그동안의 통념이었다. 그래서 직업 선택은 단순히 생계 수단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아실현을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는 것임을 여전히 학교에서 정설로 가르치고 있다. 심지어 빅테크의 선두인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조차도 무조건 설레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외치는 상황이다.
그러면 소비만 하는 인간으로서의 자아실현은 가능한가? 이 역시 금방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선은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프레이밍하는 것이 먼저다. 확실한 건 빅테크의 말처럼 사람이 일 할 필요가 없는(일할 수가 없는) AI 시대에는 사람에게 일을 안(못) 해도 돈(임금 또는 생계 수단·방식)을 제공해 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세상에 대해 상상하고 예측하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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