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궁중 요리, 호텔 다이닝으로 재현 임윤아 연기한 셰프의 메뉴, 코스 요리로 구성 신종철 총주방장 기획, ‘대령숙수’ 현대적 해석 드라마 소품 전시까지 더한 몰입형 미식 경험
1955 그로서리아 대령숙수 코스 / 사진=앰배서더 서울 풀만
방송에서 본 그 맛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향할 곳이 있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온 화제의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 속 요리를 실제로 맛볼 수 있는 ‘대령숙수’를 출시했다.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 속 장면 /사진= tvN
대령숙수는 조선시대 궁중 요리사 중 가장 높은 자리를 말한다. 왕의 명령을 기다린다는 ‘대령’과 요리사를 뜻하는 ‘숙수’가 합쳐진 이름이다.
1955 그로서리아 레스토랑에 전시한 드라마 속 소품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이번 행사는 드라마 요리 자문을 맡았던 신종철 총주방장이 대령숙수의 품격과 마음가짐을 담아 직접 기획했다. 방송에 나온 음식과 호텔이 직접 개발한 요리를 조화롭게 섞어 코스를 구성했다.
1955 그로서리아 레스토랑에 전시한 드라마 속 소품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배우 임윤아가 과거로 타임슬립한 프렌치 셰프 ‘연지영’으로 분해 선보였던 메뉴를 레스토랑‘1955 그로서리아’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1955 그로서리아 레스토랑에 전시한 드라마 속 소품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전체 코스는 육회 감태부터 구절판, 식전 빵, 콩소메, 삼계탕, 파스타, 대구찜, 비프 브루기뇽, 마카롱까지 이어진다. 드라마에서 보던 소품들도 차례대로 경험하기 좋다.
1955 그로서리아 레스토랑에 전시한 드라마 속 소품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코스 시작은 화려한 육회 감태다. 바삭하게 구운 감태 쿠키 위에 한우 우둔살 육회를 넉넉히 올렸다. 그 위에는 성게알과 캐비아를 얹어 마무리했다.
육회 감태(드라마 3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입안에 넣으면 먼저 감태 쿠키가 바삭하게 부서진다. 곧이어 찰진 육회 식감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싼다. 성게알의 고소함과 캐비아의 짭짤한 맛이 섞이면서 풍미가 가득 찬다. 감태가 가진 바다 향이 고기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고명으로 쓴 노란 꽃잎과 허브가 마지막까지 산뜻한 여운을 남긴다.
제철 나물 구절판(드라마 11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다음은 하얀 그릇에 여덟 가지 재료를 정갈하게 담은 제철 나물 구절판이다. 음력 6월 15일 유두절 전통을 요즘 느낌에 맞춰 다시 만들었다. 얇은 밀전병에 일곱 가지 나물과 갑오징어살을 하나씩 정성껏 올려 말아 먹는다.
제철 나물 구절판(드라마 11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쫀득한 밀전병이 먼저 느껴지고 뒤이어 나물의 향긋함과 아삭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갑오징어살이 쫄깃하게 씹히면서 채소 위주 구성에 입체감을 더한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담백하고 깔끔하다.
따뜻하게 구운 빵과 함께 싱싱한 로즈메리 다발이 나온다. 로즈메리를 빵 표면에 살살 문지르면 빵의 열기 때문에 허브 향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몽블랑 데니쉬는 빵의 결이 살아 있어 바삭한 식감이 좋다. 함께 나온 버터를 듬뿍 바르면 고소한 맛이 더 진해진다. 향을 직접 입히는 과정이 식사 시간에 재미를 더한다.
맑은 북어 콩소메(드라마 5화, 12화)/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맑은 북어 콩소메는 본격적인 식사 전 속을 달래주는 수프다. 쌀뜨물로 비린내를 잡은 황태채를 채소와 함께 낮은 온도에서 두 번 우려냈다. 콩소메 기법을 써서 질감이 매끄럽고 국물이 투명하다.
일반적인 북엇국보다 맛이 맑고 깨끗하며 감칠맛이 깊다. 따뜻한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며 은은한 채소 단맛을 남긴다. 브로콜리와 고명이 아삭하게 씹혀 먹는 재미가 있다.
오골계 삼계탕(드라마 9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분위기를 바꿔 묵직한 보양 요리가 등장한다. 오골계 삼계탕은 그릇 전체를 바삭한 도우가 덮고 있어 모양이 독특하다. 도우를 조심스럽게 가르면 속에 담긴 삼계탕 향이 진하게 올라온다.
조선 숙종과 장희빈이 먹었다는 ‘흑색탕’을 요즘 입맛에 맞게 다시 해석했다. 엄나무, 흑마늘, 흑미를 넣어 국물 색이 검고 아주 진하다. 부드럽게 익은 오골계 살코기와 곰보버섯, 대추, 생밤이 국물과 잘 어우러진다. 겉을 감싼 고소한 도우와 뜨겁고 진한 국물이 든든하게 어울린다.
우렁 모시조개 된장 파스타(드라마 4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다음은 동서양의 맛을 조합한 파스타다. 옛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난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우렁 모시조개 된장 파스타를 만들었다. 제주 푸른콩장과 세 가지 된장을 생크림과 섞어 소스를 만들었다.
된장 특유의 짠맛은 줄고 치즈처럼 고소한 맛이 살아났다. 쫄깃한 우렁이와 바다 향을 품은 모시조개가 식감을 살린다. 소스가 잘 배어든 면발을 씹을수록 구수한 된장 여운이 남는다.
화이트 와인 소스 대구찜(드라마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해산물 요리 화이트 와인 소스 대구찜으로 이어진다. 뽀얀 대구 속살을 접시 중앙에 단아하게 놓았다. 대구 결이 살아있어 숟가락으로 살짝만 눌러도 부드럽게 갈라진다.
화이트 와인 소스의 산미와 포도 향이 담백한 대구살과 잘 어울린다. 바닥에 깔린 아삭한 채소와 싱그러운 허브가 생동감을 준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바다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비프 브루기뇽(드라마 8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메인 육류 요리로 갈비살을 활용한 비프 브루기뇽이 나온다. 갈비살을 불고기 양념에 숙성한 뒤 레드와인과 채소를 넣어 졸였다. 포크만 대도 결대로 부드럽게 나뉠 만큼 고기가 연하다.
불고기의 달큰한 감칠맛과 레드와인의 묵직한 향이 고기 속까지 깊게 배어있다. 곁들여 나온 노란 감자와 아스파라거스가 진한 소스 맛을 부드럽게 중화하며 균형을 맞췄다.
흑임자 쌀 마카롱 (드라마 6화, 12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식사 대미는 흑임자 쌀 마카롱이 장식했다. 마카롱 위에 왕관처럼 솟은 노란 설탕 공예 장식이 눈길을 끈다. 달고나처럼 바삭한 이 장식을 깨서 마카롱과 같이 먹는다.
밀가루 대신 쌀로 만든 꼬끄는 훨씬 쫀득하다. 속에 채운 흑임자 크림이 진하고 고소한 풍미를 터뜨린다. 설탕을 줄여 단맛이 은은하며, 딸기와 블루베리의 산미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