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는 가세연이 메는 거니까" 현직 기자가 짚은 연예뉴스 현주소

정민경 기자 2026. 1. 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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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대상 언론] 연예인·기자·법조인·팬덤 심층 인터뷰…연예계 허위조작정보, 사실 아니더라도 일단 확산되면 연쇄적 피해 심각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연예계 허위조작정보가 유튜브와 SNS 등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연예기자들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된 정보를 레거시 미디어로 옮겨오며 확산자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3줄 요약
-연예계 허위조작정보는 진위 구분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번 확산되면 방송 하차와 광고 중단 등 산업 전반의 연쇄 피해로 이어진다.
-일부 연예뉴스는 허위조작정보의 검증자가 아닌 제2의 증폭자로 기능하며, 플랫폼 자본주의 구조가 이를 유발한다.
-허위조작정보는 익명성·자극성·보상성·면책성에 기반해 생산·확산되며, 플랫폼 규제와 연예저널리즘의 검증 역할 회복이 필요하다.

연예인들에 대한 각종 의혹,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 AI 합성 이미지로 인한 진위여부가 불투명한 가십들까지. 연예계를 둘러싼 정보는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 속, 한 번 확산된 이상 방송 하차와 광고 중단, 위약금 등 산업 전반의 연쇄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때문에 더욱 문제다. 이 같은 생태계에서 연예기자에 대해 “허위조작정보의 검증자가 아닌 이슈의 전달자, 심지어 제2의 증폭자로서 플랫폼 자본주의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악순환이 진행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SBS연예뉴스의 강경윤 기자의 박사학위논문 <연예계 허위조작정보 확산과 규제에 대한 연구: 연예인, 법조인, 기자, 팬덤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는 연예인, 기자, 법조인, 팬덤 등 22명을 심층 인터뷰해 연예계 허위조작정보의 생산·확산 구조를 분석했다. 기존의 허위조작정보 연구는 주로 정치적 의도성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됐으나 해당 연구는 연예계 허위조작정보의 특수성에 주목했다.

논문은 이같은 연예계 허위조작정보의 문제점을 두고 “단순한 연예뉴스의 차원을 넘어 방송 편성, 제작 일정, 산업 전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며 “일부 사례에서는 의혹의 사실 관계가 충분히 검증되기 이전에 연예인의 방송 활동이 중단되거나 하차·은퇴로까지 이어지며, 그 여파가 드라마·예능·광고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문은 기존의 허위조작정보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정보 혼란 프레임'(IDF, information Disorder Framework)에서 한국적인 문화 특성을 더해 K-IDF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K-IDF의 특성에 대해 연구는 △포털 중심의 클릭 경쟁 구조 속 노출과 수익이 정보 확산의 핵심 동인으로 작동 △팬덤은 자율적 규제 주체이자 감정적 확산 주체로 기능(명예 보호와 동시에 타 연예인에 대한 루머 증폭 역할) △AI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 사용 △유튜브 플랫폼 사용 등이라고 설명한다.

논문은 현재 허위조작정보 규제와 한계도 짚는다. 연예계 허위조작정보의 경우 유튜브와 SNS 등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강한데 현행 제도는 이들 서비스의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확산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유튜브 기반의 콘텐츠에 대한 피해 상담과 조정신청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언론중재위원회는 2022년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콘텐츠를 조정대상으로 인정하는 기준을 제안했으나 이 역시 기존 언론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주라는 한계가 있다.

허위인 것 알지만 다루게 되는 언론 메커니즘

논문은 연예인 포함 피해 당사자 및 관련자 7명, 법조계 전문가 4명, 미디어 및 언론 전문가 6명, 팬덤 5명을 심층 인터뷰한 가운데, 연예계 허위조작정보 생산의 메커니즘을 △익명성 △자극성 △보상성 △면책성을 꼽았다. 생산 이후 확산 메커니즘은 △감정 기반 알고리즘 증폭 △AI와 허위조작정보의 결합 △허위조작정보의 미디어 제도권 편입 △팬덤의 방어적 유대감 을 꼽았다.

특히 허위조작정보의 미디어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19년차 A 연예기자는 “'가수 OOO의 중국 간첩설' 그런 것이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는데 누가 봐도 거짓말인데 일부 기자들이 발췌해서 기사화를 하면, 그럼 소속사가 '사실이다, 아니다'라는 대응을 하고, 그러면 저희도 다루게 된다”라 말한다. 거짓 정보더라도 확산되면 소속사나 당사자가 해명을 하게 되고, 해명을 바탕으로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다루게 된다는 것이다.

논문은 팬덤의 이중적 역할도 짚었다. 팬덤은 허위정보에 맞서 자율적으로 반박 자료를 공유하며 방어에 나서지만, 경쟁 구도 속에서는 다른 연예인을 향한 의혹 확산에 가담하기도 한다.

논문은 연예계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해 연예기자들의 팩트체크와 언론사의 자정 노력, 플랫폼 제도 개선 방안들을 꼽았다.

▲연예기자들의 증언을 생성형 AI로 이미지화

A 기자는 “세 군데 매체에서 일했고 6명의 데스크를 경험했는데 트래픽 지상주의인 경우 '일단 쓰고 확인한다'도 있다. 최초 이슈 직후에 기사가 나가야 클릭을 유도할 수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유튜버가 '총대'를 메주는 경우 팩트체크가 부실해지기도 한다. 4년차 B 연예기자는 “유튜버가 주장하면 그 주장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직접적으로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더라. 그런 식으로 총대를 메주면 법적 책임을 피해서 기사를 쓸 수 있다. 최근 김새론씨 관련해서도 총대는 가세연이 메는 거니까, 그런 식으로 책임 없는 보도가 이어졌던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논문에서 강경윤 기자는 “연예인의 높은 인지도와 사안의 강한 자극성으로 인해 언론사 내부에서는 '안 쓰면 우리만 손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B 기자는 “가세연 거는 쓰지 말자는 내부 지침이 있었지만, 너도나도 다 쓰니까 저희도 지침이 무너져서 썼다”고 이야기 한다. 그 외에도 15년차 C 연예기자는 “기획 기사와 분석 기사보다 제목을 자극적으로 잘 뽑은 것이 더 인정 받는 것 같다. 언론사와 포털이 합작해서 그런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문 저자는 결론을 통해 “심층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이 설계한 광고 수익, 알고리즘 구조, 생산자 정보의 익명성 보호 구조 하에 허위조작정보의 생산 단계에서 강력한 동인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심각한 허위조작정보 생산 및 유포자에 대해서는 수익 정지, 영구적 활동 중지 조치 등 경제적 동인을 강력하게 제한할 수 있는 플랫폼 규제 차원의 정책 입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클릭수 경쟁을 하는 연예뉴스는 플랫폼 기반의 허위조작정보의 단순한 전달자이거나 심지어 2차 확산자의 역할을 한다. 특히 대중은 최종적으로 '연예뉴스 보도'를 통해 '공인된 진실'로 인식한다”며 “연예저널리즘에서 적극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검증자'로서의 역할은 필수적 과제이자 강력한 사회적 요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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