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중 가장 손쉽게, 함부로, 대충 이용하는 장르가 뉴스"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용자들의 뉴스 개념 인식' 연구보고서
"혼종 미디어 환경에서의 미디어 이용, 큰 특징은 '연속성'"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과 연결된 시대, '뉴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미디어 일상에서 우리는 뉴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무엇이 '뉴스'인가-이용자들의 뉴스 개념 인식> 연구보고서를 냈다.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책임 연구)와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공동 연구)가 이번 연구를 주도했다.
연구진은 “일상 행위이용 미디어이용 콘텐츠뉴스 인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이용자의 실제적이고 생생한 뉴스 인식을 포착할 수 있다”며 조사참여자들의 다이어리 기록(25명×1일(매시간)의 미디어/콘텐츠 이용 일기)과 사전·사후 인터뷰, 이용 콘텐츠 목록 등을 분석해 오늘날의 '뉴스'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뉴스 매트릭스'와 '뉴스성' 개념을 강조한다. 뉴스 매트릭스는 미디어 기기에 국한한 것으로 제시됐던 미디어 매트릭스를 △매체 △플랫폼 △채널 △콘텐츠로 구분하는 동시에 포괄하는 개념이다. 뉴스성은 “이용자가 특정한 미디어 콘텐츠를 뉴스로 규정하는 정도”로 생산자보다 이용자 판단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조사참여자 분석 결과 “스마트폰이 '사회적 축 매체'의 지위를 얻었고, 플랫폼 측면에선 유튜브를 '개인적 축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연구진은 “조사참여자들의 뉴스 매트릭스를 보면, 다양한 플랫폼 가운데 유튜브를 이용하는 행위가 두드러졌다.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뉴스, 지식, 재미, 휴식 등 모든 유형의 콘텐츠를 이용했다. 영상을 켜놓되 그 소리만 듣는 방식으로도 유튜브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내용 분석을 위해 추출한 276개 이용자 콘텐츠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의 46%가 유튜브에서 살펴본 콘텐츠였으며, 포털은 19.6%였다. 뒤를 이어 지상파/종편 등이 7.6%, 인스타그램 6.5%, 페이스북이 5.8% 순이었다. 연구진은 “다이어리 기록과 교차해 보니, 포털 이용은 업무 또는 공부를 위해 데스크탑 컴퓨터 또는 노트북을 쓸 때만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뉴스·시사 이용 플랫폼 유형에서도 유튜브는 44.4%로 포털(28.1%)과 지상파/종편 등(5.9%)을 압도했다.
유튜브에 이어 주목할 키워드는 '짬'과 '쉼'이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개인적 여유의 시공간인 '짬-쉼'이 발생할 때마다 미디어를 이용했다”면서 “뉴스 매트릭스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눈 떠서 감을 때까지 일상의 흐름에 밀착하여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혼종 미디어 환경에서 벌어지는 미디어 이용의 가장 큰 특징은 '연속성'”이라며 “짬이 날 때마다 매체에 접근해 플랫폼과 채널을 선택한 뒤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위는 조사참여자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같은 미디어 일상은 “저널리즘에 있어 가장 기본적·기초적 요소인 뉴스의 경계를 허물어, 무엇이 뉴스이고 뉴스가 아닌지를 구분하기 힘들게 만들었다”는 진단이다. 각종 뉴미디어가 레거시 미디어의 보도를 편집하거나 재가공한 것을 이용하면서, 이를 '레거시 미디어 뉴스'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사 유튜브 채널처럼 주장이나 의견을 섞는 것은 뉴스가 아니다'라는 인식과, '환경이 바뀌었으니 시사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도 뉴스다'라는 인식은 서로 비슷한 빈도와 수준에서 나타났다.
연구진은 “뉴스는 여러 콘텐츠 가운데 가장 손쉽게, 함부로, 대충 이용하는 장르 또는 영역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사람들은 정보·지식이나 재미·휴식의 콘텐츠를 이용할 때는 능동적으로 찾아 비교적 오랫동안 살펴보지만, 뉴스·시사 콘텐츠는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된 것을 짧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연구진은 “뉴스를 얼마나 능동적·지속적으로 이용했는지를 기준으로 구분한 결과, 정치 뉴스를 주로 이용하는 '이슈 이용자', 오락 콘텐츠를 주로 이용하는 '재미 이용자', 각종 정보와 지식을 폭넓게 이용하는 '지식 이용자' 집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디어 일상의 주체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뉴스'는 뭘까.
조사참여자들이 '뉴스와 뉴스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속성으로 가장 빈번하게 제시한 것은 '정보성'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새롭고 가치 있는 정보가 뉴스”라는 것이다. 연구 결과 뉴스성의 범주는 구체적으로 '정보성', '사회성', '사실성', '정확성', '신뢰성', '맥락성', '일상성'으로 나뉘었다. 정보성은 말 그대로 '정보'를 담고 있는 뉴스의 특성이다. 사회성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특성이고, 사실성은 '정보가 의견이 아닌 사실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는 특성이며, 정확성은 '검증된 사실'만 다뤄야 한다는 특성이다. 신뢰성은 '전통 언론이 보도한 정보'라는 특성이고, 맥락성은 '단순 정보가 아니라 해석 또는 맥락을 보탠 것'이라는 특성이며, 일상성은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는 특성이다. 이번 연구는 '뉴스가 무엇이다'라는 결론을 낼 수 없었지만, 뉴스 이용자를 세 부류로 분류하고 뉴스룸이 이들에게 적합한 뉴스를 제공하는 '유동 저널리즘' 전략을 수립하도록 제언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연구진은 “레거시 뉴스 미디어가 안팎으로 여러 난관과 도전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소수가 운영하는 시사 유튜브 채널에 비해선 더 많은 자원을 갖고 있다”며 “아무도 읽지 않고, 찾지 않고, 기억하지 않는 일회성 단신 속보에 그 자원을 투입하는 관성을 멈추기만 한다면, 하나의 사안을 다루는 기사를 세 집단에 맞춤하여 서너 개 버전으로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활발하게 뉴스를 이용하는 '이슈 이용자'를 일차 타깃으로 삼아, 정확한 배경 정보를 담은 고품질 정치 뉴스를 보도하고, 여기에 역사적 지식을 담은 고품질 교양 콘텐츠를 만들어 '지식 이용자'에게 제공하며, 이를 압축적으로 재편집하여 휴식과 함께 토막 지식을 담은 숏폼 콘텐츠로 '재미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상적 전략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하나의 이슈를 다양한 버전의 기사로 만드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공적인 디지털 뉴스 미디어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크리에이터의 고향’ 유튜브가 2026년 예고한 것들 - 미디어오늘
- 장애인 전용 발권기?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가 없다 - 미디어오늘
-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 20년, 지금이라면 진실 밝힐 수 있을까 - 미디어오늘
- [속보] 강선우 금품수수 외에 김경 또 다른 의혹, 주거지 압수수색 - 미디어오늘
- “김어준 같은 곳만 언론으로 보는 분도”… 민주당의 ‘언론불신’, 어디서 왔는가 - 미디어오
- ‘12·3 계엄’을 ‘12·12’로? 조선일보 기자들 “AI 교열 도입 후 오탈자 늘어” - 미디어오늘
- “기자가 검증할 수 없는 내용, AI로 뉴스 만들어선 안 돼 ” - 미디어오늘
- 중·고등학생, 카톡보다 인스타DM 많이 쓴다 - 미디어오늘
- [영상] 나경원, 검찰 보완수사권 반대? “잘 드는 칼 정권 마음대로 쓰겠다는 의도” - 미디어오
- 코스피 5000 공약 무시한 이준석 김문수 소환한 JTBC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