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직사회 “유연근무 급증” 자화자찬...그런데 민간 기업은?

제주도가 공직사회 유연근무가 최근들어 대폭 증가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민간기업들의 유연근무 도입을 위한 지원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 대비를 보이고 있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공직사회 유연근무 이용 건수는 2023년 3872건에서 2024년 9100건, 2025년 2만 2385건으로 급증했다. 2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유형별 현황을 보면, 출퇴근 시간과 근무일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는 2024년 8747건에서 2025년 2만897건으로 2.4배 늘었다. 재택근무는 190건에서 1103건으로 5배 이상, 스마트워크는 163건에서 38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런 증가 효과는 청사 밖 업무 공간이 곳곳에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청사 밖 업무 공간은 제주문학관, 도립미술관,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10곳에 달한다.
제주도가 지난해 실시한 유연근무 만족도 조사에서 이용 직원 전원이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업무효율성 증대(61%), 심리적 안정(19%), 출퇴근 편의(12%) 등을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
제주도는 유연근무제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부서장 성과평가에 부서원들의 유연근무 사용 실적을 가점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같은 해 1월부터는 원격근무자에게 '클라우드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해 집이나 원격근무지에서도 개인 컴퓨터로 행정망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주지역 공직사회가 유연근무제를 확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민간기업들에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살펴보면 제자리 수준에 가깝다.
제주도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연근무제 지원 정책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이 유일하다.
이 사업은 정부(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회사에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면 매월 5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회사에 지급하는 내용이다. 2년 동안 한해 제주지역 관광업계 16개 업체를 선정해 66명이 유연근무제에 참여했다.
정부와 제주도가 이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1년 기준 1억6000만원인데, 정부 비중이 절대적(80%)이다. 올해도 이 사업은 지속되는데 예산이나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으면서 현상 유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내 사회적대화기구인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해 제주지역 소규모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운영 컨설팅을 제공하고자 시도했다. 컨설팅 내용 가운데는 유연근무제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진한 홍보, 관심 부족으로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덧붙여 제주도는 민간 기업 유연근무제 시행에 대한 기본적인 통계 자료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런 이유에서 공직사회의 자화자찬이 썩 반갑게만 다가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전국 17개 광역 시도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에서,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50점 이하 점수(49.1)를 받은 바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익히 알려지다시피 제주도는 5인미만 소규모 기업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컨설팅이나 지원 사업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민간 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한 지원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