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000개 시대, 진짜는 누구?…'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경제경영 신간산책]

손유지 2026. 1. 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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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성장 속 ‘ETF 300조 원 시대’ 눈앞
분산투자·낮은 비용…개인투자자 최적 해법은
급증한 종목 속 ‘좀비 ETF’ 주의보 켜졌다

ETF 투자의 기술 - 내 월급을 자산으로 바꾸는
최창윤 지음, 원앤원북스 출판

[지데일리] 20년 만이다. 국내 ETF 시장이 ‘폭발적 성장’이라는 단어로도 모자랄 만큼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2002년 말 370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상장 ETF의 순자산 총액은 이제 3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이 300조 원 시대를 앞두고 급성장했다. 그러나 ‘좀비 ETF’ 증가로 옥석 가리기의 중요성이 커졌다. ⓒ픽사베이

20년 전 단 4종목뿐이던 ETF는 현재 1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규모로만 보면 눈부신 성과지만, 이는 단순한 성장의 결과가 아니다. ETF 시장이 ‘투자의 기술’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ETF는 더 이상 기관투자자나 금융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주식 초보자, 직장인, 은퇴자, 누구나 ETF로 자신의 자산을 증식하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할 수 있다’는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분산투자라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워런 버핏이 생전에 자신의 자산 90%를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ETF는 시장의 장기 성장에 함께 올라탈 수 있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투자자에게 ETF는 진입장벽이 낮다. 예를 들어 아마존 주식은 1주 가격이 3500달러, 즉 한화 500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ETF를 활용하면 아마존은 물론 테슬라,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표 기업들에 단돈 몇 만 원으로 분산 투자할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운용보수, 중도환매 수수료 없음, 증권거래세 면제 같은 비용 효율성까지 더해진다. 주식처럼 장중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는 유연성은 ETF를 ‘펀드의 안정성과 주식의 민첩성’을 결합한 최적의 투자 도구로 만든다.

하지만 화려한 성장곡선의 이면에는 냉정한 현실도 존재한다. 상품 수가 급증한 만큼 ‘좀비 ETF’라 불리는 비효율 상품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순자산 100억 원 미만의 ETF가 145개, 50억 원 미만의 초소형 ETF도 35개에 달했다. 실제로 매년 50여 개의 ETF가 상장폐지되고 있다.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실질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상품들이 투자자 자금을 묶어두고 있는 셈이다.

이제 투자자는 ‘무엇을 살까’보다 ‘무엇을 거를까’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내 월급을 자산으로 바꾸는 ETF 투자의 기술>은 증가하는 ETF 상품의 홍수 속에서 개인이 스스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지식과 전략을 담은 실전형 가이드북이다.

책은 ETF의 기본 개념을 넘어서 종목 선정 노하우, 매매 전략, 위험 관리 등 실질적인 투자 기술을 다룬다. 특히 저자는 ETF를 단순히 ‘편리한 금융상품’이 아닌, 장기 자산관리의 핵심 도구로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1~2장에서는 기초를 다진다. 워런 버핏이 추천한 지수추종 ETF부터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드는 배당형 ETF, 반도체·헬스케어 등 섹터별 ETF까지 다양한 상품을 분석한다. 인플레이션, 고금리, 경기침체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어떤 ETF가 유리한지도 함께 설명한다.

3~4장은 본격적인 실전 편이다.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법, 모의투자로 전략을 검증하는 방법, 매수·매도 규칙 설정 등 구체적인 투자 과정이 제시된다. 또한 볼린저밴드, RSI, MACD와 같은 기술적 보조지표를 ETF 투자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자세히 소개한다. 투자 초보자에게 생소한 용어들을 현실 사례와 함께 풀어내 이해를 높였다.

5~6장에서는 ETF라는 투자 수단의 본질에 집중한다. ETF와 공모펀드, ETN의 구조적 차이를 비교하며 ETF의 장단점을 명확히 구분해낸다. 이어 ETF 이름 속 숨은 단어의 의미를 해석하는 법, 리스크 관리 기본 원칙, 산업별 사이클 분석, 국내외 ETF 정보를 효율적으로 탐색하는 방법 등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하는 힘’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ETF에 대해 완전히 처음인 독자라면 5~6장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ETF 투자는 단순히 시장에 올라탄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에 투자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워런 버핏이 말한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를 때 생긴다”을 인용하며, ETF가야말로 개인이 합리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강조한다.

책은 ‘왜 ETF인가’, ‘지속 가능한 투자란 무엇인가’를 묻는 책이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테마형 ETF, 유행을 좇는 투자 트렌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원칙은 단 하나다. 투자자는 자신만의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것.

ETF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 이 책은 그 간극을 메우는 나침반이라 하겠다. 시장의 숫자에 휩쓸리지 않고, ETF를 진짜 ‘자산의 기술’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