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인천] “검단에 떠넘기지 마라”… 분구 앞두고 격화되는 청라소각장 ‘입지 갈등’

조경욱 2026. 1. 2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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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서해구 vs 안 받는 검단구… 소각장 핑퐁게임에 속 타는 서구

말만 무성했던 4년, ‘공회전’ 거듭
“7월 전 후보지 못 정하면 리셋”
주민 반발 적은 ‘세어도’ 급부상
‘3천억 연륙교’ 비용 딜레마

선거철이 돌아오면서 인천 청라소각장 이전에 대한 서구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반면 현재 진행 중인 청라소각장 대체 후보지 선정 절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악의 경우 오는 7월 1일 서구가 서해구·검단구로 분구되면서 소각장 이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청라소각장 2025.10.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청라소각장 이전 목소리, 왜 나왔나

청라자원환경센터(청라소각장은)은 인천 서구 경서동에 위치합니다. 축구장(7천140㎡) 약 22개 규모(15만6천여㎡) 땅에 생활폐기물 소각시설과 음식물 자원화시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각시설은 지난 2001년 12월 31일에 설치돼 2002년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하루 420t(소각로 210t 2기)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송도소각장과 함께 인천에 있는 유일한 공공 소각장이기도 합니다. 서구뿐만 아니라 계양구와 부평구, 중구, 동구, 강화군 등 모두 6개 군의 쓰레기를 청라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청라소각장 폐쇄·이전 여론은 지난 2018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당시 인천시는 노후화된 청라소각장의 대보수를 계획하면서 소각장 용량을 기존 420t에서 750t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현재의 소각장 용량으로는 늘어나는 서구 인구와 타 지자체의 생활폐기물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미 그 시절에도 청라소각장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250t 가량 생활폐기물을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하고 있었습니다.

인천시의 청라소각장 증설 계획이 나오자 청라 주민들이 즉각 반발했습니다. 주민들은 소각장이 내구연한(15년)을 다했으니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청라의 인구는 201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8년 계획인구(9만명)를 넘어섰습니다. 청라소각장이 처음 생겼던 때와는 주변 상황이 크게 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각시설을 만들 때 내구연한 이후 폐쇄를 가정하진 않습니다. 수천억원을 들여 만드는 공공시설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와 보수를 가정하고 소각장을 짓습니다. 다만 청라소각장은 1.5㎞ 내 수천 세대의 주민이 살고 있어 반발이 컸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인 2006년 가동한 송도소각장은 반경 3㎞ 내 주거단지가 없습니다. 송도소각장이 2030년 목표로 최근 현대화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합니다.

서구지역 정치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주민 목소리에 힘을 보탰습니다. 결국 인천시는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청라소각장 폐쇄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2021년에는 인천시와 서구가 협약을 맺고 대체 ‘광역’소각장 준공 후 청라소각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광역소각장은 인접 지자체가 함께 사용하는 목적으로 설치·운영하는 소각시설입니다.

청라소각장 이전 언급 후 4년여전히 공회전

청라소각장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만 4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를 거치며 서구와 인천시 모두 단체장이 바뀌었고 광역소각장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서구는 청라소각장 이전 부지를 찾기 위해 2023년 1월 주민대표, 전문가, 구의원, 공무원 등 21명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대체 소각장 입지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거쳐 1차 후보지 45곳을 정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중 12곳을 2차 후보지로 선별했습니다. 입지선정위가 마지막으로 3차 후보지 3곳을 추리면, 이를 토대로 서구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1년간 진행하고 최종 입지가 나오게 됩니다.


입지선정위는 최근 회의를 거쳐 다음달 중 투표로 3차 후보지 3곳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14명 이상의 위원이 모여 회의를 열고 참석 인원의 3분의 2 동의를 거쳐 후보지를 압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각 위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후보지 3곳 결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서구는 후보지 12곳의 위치를 모두 공개했는데, 후보지에 해당하는 각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검단지역 주민들은 7월 1일부터 검단구가 되는 아라뱃길 북쪽 지역에 소각장 후보지가 몰려있다며, 아라뱃길 남쪽에 해당하는 서해구 내 청라소각장을 떠넘기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접 지자체인 김포시에서도 일부 후보지가 김포와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만약 서해구와 검단구 출범 전까지 소각장 후보지를 3곳으로 압축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청라소각장 이전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입지선정위에서 공무원(4명)과 전문가(7명)를 빼면 주민대표는 6명, 정치인(서구의원)은 4명입니다. 이 중 검단지역 주민과 정치인은 각 2명, 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나머지 주민대표 4명과 정치인 3명은 서해구 지역이라는 얘기입니다. 현재 서구의 분구가 이뤄지면 입지선정위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서해구와 검단구 단체장의 협의도 필요합니다. 결국 청라소각장 이전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분구되는 7월 1일 전까지 3곳의 후보지를 압축한 후 서구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발주해 놓아야 합니다.

일부 입지선정위원 사이에서는 2차 후보지에 포함된 세어도(후보지 2곳)에 소각장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세어도는 육지와 1.4㎞ 떨어진 섬으로, 실 거주 인구가 15명 내외입니다. 환경단체에서 반대 입장을 내긴 했지만, 다른 후보지처럼 주민단체의 강경한 반대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문제는 세어도까지 연륙교를 만드는 비용입니다. 추정 사업비만 2~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위원도 있습니다. 입지선정위 한 위원은 “반발이 없을 것 같았던 위치도 타 지자체에서 반대를 내는 등 주민 민원이 없는 후보지를 찾을 수 없다”며 “그나마 세어도가 민원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륙교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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