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보다 무서운 성장” 햄버거계의 파퀴아오 미국서 통하는 이유 [오찬종의 매일뉴욕]

졸리비(Jollibee) 그룹은 최근 대담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오는 2027년 말까지 해외 사업 부문을 분사하여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졸리비는 필리핀 증시에 상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하고, 상장 기업 수도 적어 ‘세계에서 가장 실적이 저조한 거래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
리차드 신(Richard Shin) 졸리비 글로벌 CFO는 “미국 자본 시장은 글로벌 외식 성장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줄 수 있는 깊고 넓은 투자자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상장 추진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투자자들은 ‘꿀벌의 비상’에 배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날 졸리비의 주가는 13% 이상 급등했습니다.

사업 초기, 전 세계를 제패하던 ‘맥도날드’가 필리핀에 상륙했습니다. 모두가 졸리비의 파산을 예상했지만, 토니 탄 회장은 정면 승부 대신 ‘철저한 현지화’를 택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햄버거보다 밥을 좋아하고, 새콤한 토마토소스보다 달짝지근한 맛을 선호한다는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밥과 튀김을 함께 먹는 ‘치킨조이(Chickenjoy)’ ▲바나나 케첩을 베이스로 한 달콤한 ‘졸리비 스파게티’입니다.
결과는 졸리비의 압승이었습니다. 필리핀은 전 세계에서 맥도날드가 로컬 브랜드에 밀려 맥을 못 추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승리의 DNA’는 졸리비가 글로벌 M&A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졸리비의 마스코트는 ‘꿀벌’입니다. 꿀벌이 꿀을 모으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듯, 열심히 일하는 필리핀 사람들의 국민성을 상징합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즐거움(Jolly)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아 ‘Jolly Bee(즐거운 벌)’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대표 브랜드 졸리비 이외에도 글로벌 인수 브랜드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죠. 스매시버거(Smashburger, 미국), 커피빈 앤 티리프(Coffee Bean & Tea Leaf, 미국), 팀호완(Tim Ho Wan, 홍콩/글로벌), 컴포즈커피(한국) 등 입니다.
글로벌 진출의 대표 무기는 팀호완입니다. 홍콩에서 시작된 딤섬 전문 레스토랑으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라는 별칭으로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2009년 홍콩 몽콕(Mong Kok)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는데, 오픈 1년 만인 2010년에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하며 전설이 되었습니다. 당시 몇천 원 정도의 메뉴로 미슐랭 별을 받았다는 점이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습니다.
JFC는 팀호완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시작하여, 2024년에 지분 100%를 인수하며 완전한 주인이 되었습니다.

이미 매출 구조에서도 체질 개선이 확인됩니다. 2017년 21%에 불과했던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은 2024년 3분기 기준 43%까지 치솟았습니다.

최근 졸리비는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졸리비는 현재 약 107개인 미국 내 졸리비 매장을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뉴욕, 플로리다, 텍사스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직영과 가맹을 혼합해 공격적으로 확장합니다.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버거 체인 인앤아웃(In-N-Out)의 매장이 47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졸리비의 미국 진출 무기는 패스트푸드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한 축은 팀호완이죠. 2028년까지 북미에만 20개 매장을 오픈합니다. 졸리비 그룹은 이미 홍콩의 팀호완 매장들을 인수 6개월 만에 전지점 흑자로 돌려세운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투자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맥쿼리는 졸리비의 미국 상장이 기업 가치의 리레이팅(Re-rating, 재평가)을 이끌 것이라며 강력한 매수 의견을 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해외사업부만을 따로 분리해 상장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글로벌링스 증권 (Globalinks Securities)은 “해외 법인이 독자 생존해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본사의 현금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라면서 “서구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높은 인건비, 임대료 등 운영 리스크를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데, 초기 실적이 흔들릴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보람 있는 일 또 하나 했다”…여탕 들어간 김정은 활짝 웃은 까닭 - 매일경제
- “월 270만원 벌어 언제 독립해”…2030 첫 번째 벽, ‘목돈 모으기’ [캥거루족 탈출기②] - 매일
- “아파트만 집인가”…규제로 막히자 주택수요 여기로 우르르 - 매일경제
- [속보] 美 새 국방전략 “한국, 美지원 더 제한해도 北억제 주된책임 가능” - 매일경제
- 서울 다음으로 뜨거운 울산…현대차 아틀라스가 집값까지 끌어 올린다고? - 매일경제
- 베네수엘라·그린란드 이어 여기도?…“미국, 쿠바 해상 봉쇄 검토” - 매일경제
- “한국보다 더하네”...출산율 0.7에 38조 쏟아붓는 이 나라, AI가 구세주 될까 [한중일 톺아보기] -
- “너무 미인이신데”…김종민도 놀란 KCM 9세 연하 미모 아내 최초 공개 - 매일경제
- “尹은 진정한 호국영웅”…초등생 5학년 편지 읽은 윤석열의 한 마디 - 매일경제
- 수적 우위도 살리지 못한 이민성호, 베트남에 U-23 대표팀 맞대결 역사상 첫 패배···‘U-23 아시